19차 집회 전국 105만명 참가…“촛불로 겨울 다 보낸 듯”
반대 집회선 “소추안 쓰레기” “피의 전쟁” 발언 수위 높여
‘오늘이 마지막이길…’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최한 19번째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탄핵’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흔들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지난 4일 19번째 촛불집회에 전국적으로 105만명(주최 측 추산)이 모이며 촛불집회 연인원이 1500만명을 넘어섰다.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박근혜 탄핵’을 외치는 마지막 촛불집회이길 바란다”고 외쳤다. 같은 날 탄핵 반대 집회에 나온 인사들은 “탄핵소추안은 쓰레기”, “지금부터 피나는 전쟁 시작”이라며 발언 수위를 높였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4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없는 3월, 그래야 봄이다! 헌재 탄핵 인용·박근혜 구속·황교안 퇴진 19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서울 95만명을 비롯해 전국 105만명이 모였다고 추산했다. 지난해 10월29일 첫 촛불집회 이후 4개월여 만에 주최 측 추산 연인원 1564만명(전국 기준)을 기록했다.
이충재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무대에 올라 “탄핵이 가까워지니 부패하고 낡은 세력들의 마지막 저항이 거세다”며 “이들의 마지막 도발을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촛불집회에 17차례 나왔다는 이용성(60)·채미숙(58)씨 부부는 광화문광장에 나오기 전 페이스북에 “오늘이 마지막이길…. 제발 짱돌 들게 하지 마라!”는 글을 남겼다. 김새봄씨(48)는 “그간 촛불집회에 안 나오면 마음이 무겁고, 나오면 3일 동안 삭신이 쑤셨다. 촛불로 겨울을 다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퇴진행동은 이날 빨간색 종이에 촛불을 비쳐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레드카드’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시민들은 오후 7시30분부터 청와대·헌재·삼청동 국무총리 공관 방면으로 행진하며 “박근혜 탄핵”을 외쳤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같은 날 오후 2시 서울 대한문 앞에서 16차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대통령님은 하늘의 천사이십니다’, ‘탄핵 각하! 내일은 밝은 해가 떠오른다’는 등의 팻말을 들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 김평우 변호사는 무대에 올라 “탄핵(소추장)은 재판할 가치도 없는 쓰레기 종잇장에 불과하니깐 즉시 찢어서 버려야 하고 그것을 법적으로 ‘각하’라고 한다”며 “피나는 투쟁을, 전쟁을 시작해야 한다. 패주하는 적들을 무자비하게 쫓아가서 완전히 섬멸시켜야 승리가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탄핵 인용이 되면 그때는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애국선열들이 태극기의 피를 뿌리며 죽은 그날처럼, 여러분이 그 주체 세력”이라고 말했다.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3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명동, 을지로 일대를 돌아 다시 대한문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했다. 이날 행진에는 박 대통령 동생 박근령씨와 그의 남편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