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대행, 열흘 이내 대선일 공고해야…선관위 예비후보자 등록 시작
민주당 4월3일 경선, 국민의당 경선 룰 합의, 바른정당 28일 후보 지명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왼쪽에서 두번째) 등 지도부가 10일 당 대표실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과정을 시청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헌법재판소가 10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확정하면서 조기대선의 막이 올랐다. 정당들은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국면에 본격 진입했다. 대선주자들은 ‘적폐 청산’(문재인·이재명)과 ‘국민 통합’(안희정·안철수)을 각각 앞세우며 ‘포스트 탄핵’ 주도권 경쟁에 나섰다.
■ 조기 대선 속으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공직선거법 규정에 따라 이날부터 열흘 이내인 20일까지 차기 대선일을 공고해야 한다. 탄핵 확정 후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르도록 돼 있는 공직선거법 규정과 각 당 경선 상황, 5월 초 연휴 일정 등을 감안하면 5월9일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그 경우 대선후보 등록기간은 4월15~16일이다. 각 정당은 그 전까지 후보 선출을 마무리해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당장 이날부터 대선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했다.
각 정당의 경선 레이스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4월3일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경선 일정을 확정했다.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를 거쳐 4월8일 대선후보를 확정한다.
민주당은 12일부터 21일까지 선거인단을 2차 모집할 예정이다. 탄핵 전 실시된 1차 모집을 통해 163만여명이 선거인단 참여를 신청한 상태다. 양승조 당 선관위 부위원장은 “최소 220만명 이상 선거인단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국민의당 경선 룰 협상도 타결됐다.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현장투표·여론조사 도입 문제를 놓고 팽팽히 맞섰지만 이날 ‘사전 선거인단 모집 없는’ 완전국민경선제에 의한 현장투표(80%)와 여론조사(20%)로 후보를 선출키로 합의했다. 4월 초 대선후보를 선출할 가능성이 크다.
바른정당도 후보 신청(3월13~17일), 정책토론회(19~24일), 투표(26~27일), 후보선출(28일) 등 일정을 확정했다. 자유한국당은 경선관리위를 구성하고도 ‘탄핵 책임론’을 의식해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 적폐 청산 대 국민 통합
‘포스트 탄핵’ 민심을 얻으려는 대선주자들 간 프레임 다툼도 가열되고 있다. 주자들 간 구도 싸움은 ‘적폐 청산 대 국민 통합’으로 압축되는 흐름이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적폐 청산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고강도 개혁에 대한 민심의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적폐 청산’을 앞세워 전통적 야권 지지층을 다진 뒤 ‘국민 통합’을 내세워 중도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초기에는 개혁 요구가 강할 테지만 시간이 흐르면 통합·안정 요구가 교차할 것”(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이라는 전망과 궤를 같이한다.
문 전 대표가 10일 전남 진도 팽목항을 비공개 방문한 것도 개혁을 강조한 행보로 분석된다. 박근혜 정권의 무능과 부조리가 집약된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적폐 청산 의지를 곧추세우는 모습을 보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 전 대표의 ‘적폐 청산론’은 대세론과 정권교체론으로 이어진다. 적폐 청산을 위해선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하는데, 지지율에서 가장 앞서 있는 문 전 대표 자신이 정권교체 적임자라는 논리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안철수 전 대표는 ‘국민 통합’을 강조한다. 분열·반목·대립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피로감이 커지고, 국민 통합 요구가 확대될 것이라고 보기때문이다. “사회적 피로도가 높다. 통합 요구가 강해질 것”(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이라는 전망과 같은 맥락이다.
국민 통합론은 두 주자의 주요 지지기반인 중도·보수층 표심을 잡으려는 전략적 선택이기도 하다. 국민 통합론으로 중도·보수층을 흡수하고, ‘어떤 정권교체냐’와 인물론을 앞세워 야권 지지층 표심을 파고들겠다는 것이다.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와 바른정당도 ‘통합’을 강조한다. 이들의 ‘국민 통합론’은 ‘반문재인론’과 직결돼 있다. 문 전 대표에게 ‘패권세력’ 프레임을 씌운 뒤 ‘문재인 대 비문재인’ ‘패권세력 대 반패권세력’ 구도를 만드는 게 목표다. 김 전 대표가 전날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회동한 데 이어 이날 남경필 경기지사를 만난 것도 이런 구도를 만들려는 행보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