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자유한국당은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에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친박계가 탄핵 기각 목소리를 높이고 당 지도부도 사실상 이를 방조한 만큼 충격이 더 컸다. 한국당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여간 이어온 집권여당 지위도 상실하면서 국회는 여당이 없는 ‘야(野) 5당 체제’로 전환됐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등 지도부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헌재 선고 과정을 TV 생중계로 지켜봤다. 탄핵 인용이 발표된 직후 인 위원장은 굳은 얼굴로 기자실을 찾아 미리 준비한 성명을 읽었다. 그는 “자유한국당은 헌재의 고뇌와 숙의를 존중하고 인용 결정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오후 의원총회에선 “입에서 말이 나오지 않고, 말로 다할 수 없이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제 우리는 여당이 되지 못했다. 집권여당이 아닌 입장이 됐다”며 울먹였다. 의총은 ‘자숙하고 하나 되자’는 데 의견을 모으고 침통한 분위기 속에 5분 만에 끝났다.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했던 강성 친박 의원들은 대부분 불참했다.
친박 의원들은 대신 탄핵 반대 집회로 향하거나 별도 성명을 내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조원진 의원은 헌재 인근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 무대에 올라 “탄핵안 가결을 막지 못한 죄로 20대 국회는 해산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집회 현장에서 파면 결정을 접하고는 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뒤 눈물을 쏟기도 했다.
“유감스럽지만 헌재 결정은 받아들인다”(홍준표 경남지사)는 반응도 나왔지만, 헌재를 비판하며 부글부글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김진태 의원은 논평을 내고 “법치는 죽었다. 대통령을 끄집어내려 파면하면서 국론 분열이 종식되겠나”라며 “마녀사냥의 그림자만 어른거린다”고 했다. 윤상현 의원도 “헌재 결단은 존중하지만 ‘여론재판’이 존중될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훗날 역사의 법정에서 다른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