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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사실상 ‘탄핵 불복’

입력 2017.03.12 22:46

수정 2017.03.1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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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는다”

“주어진 소명 마무리 못해 죄송” 국정농단 대국민 사과 없어

웃고 있지만…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 이틀 만인 12일 저녁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 도착해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웃고 있다.   김기남 기자

웃고 있지만…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 이틀 만인 12일 저녁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 도착해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웃고 있다. 김기남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파면 이틀 만에 청와대를 떠나면서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후 처음으로 입장을 밝힌 것이다. 헌재 결정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어서 헌정질서 수호와 국론 통합에 대한 국민적 요구를 저버린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일부 지지층을 바탕으로 싸워나갈 뜻을 내비침으로써 갈등 확산 우려도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야당들은 일제히 “충격적이고 대단히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삼성동 자택에 도착한 뒤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입장문은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자유한국당 의원)이 대독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임기를 마치지 못한 데 대해 ‘죄송하다’고 했지만, 그 원인이 된 국정농단에 대해선 국민 앞에 사과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택 앞에서 기다리던 지지자들에게 웃음을 보이며 손을 흔들기도 했다. 자택 앞에는 ‘박사모’ 등 지지자들과 자유한국당 최경환·윤상현·조원진 등 친박계 핵심 의원들이 집결했고, 박 전 대통령은 이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면서 헌재 결정에 대해 사실상 승복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한 참모는 “헌재 결정에 충격을 받았으며 도저히 받아들이지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점에서 박 전 대통령이 헌재의 파면 결정에도 즉시 청와대를 떠나지 않고 56시간을 더 체류한 것은 ‘침묵 시위’ 성격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야당들은 박 전 대통령의 ‘불복 입장’에 우려와 분노를 표시했다. 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메시지는 지지층에 대한 인사였지, 국민에 대한 입장 표명이 아니었다”며 “탄핵 불복이라면 충격적이고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이 헌재 판결에 승복하며 국민 통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역시 허망한 기대였다”고 비판했다. 바른정당 조영희 대변인은 “대리인 입을 통해 분열과 갈등 여지를 남긴 것은 유감”이라고 논평했다.

앞서 참모들은 파면 결정 이후에도 계속 청와대 관저 시설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곱지 않은 여론의 시선을 의식해 박 전 대통령의 조속한 퇴거와 대국민 입장 정리를 조언했다. 박 전 대통령은 주말 내내 관저에서 칩거하며 극소수 참모들과 상의한 뒤 일요일 저녁 퇴거를 결심했다.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면서 한광옥 비서실장 등 참모들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일괄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행은 국정운영에 필요한 일부 수석들을 제외하고 대부분 사표를 수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청와대 내 박 전 대통령 흔적 지우기 작업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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