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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지지 않는 책임자…돈보따리부터 챙기는 금융위와 전경련

입력 2017.03.16 11:33

수정 2017.03.1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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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원이 넘은 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에 정부와 채권단이 또 수 조원대의 신규자금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추가 자금 지원은 없을 것”이라던 금융당국은 “대우조선을 구하는데 드는 돈보다 정리하는 데 드는 비용이 훨씬 크다”며 입장을 슬슬 바꾸고 있다. 대우조선이 망하면 우리 경제가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추가 수혈이 필요하다는 겁박의 논리다.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한 이유가 경제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한 것 아니었나.

2015년 10월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대우조선에 4조2000억원을 투입키로 한 뒤에도 조선업 구조조정은 지지부진했다. 그런데 다시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면 이는 명확한 정책 실패다. 그렇다면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부터 지는 게 순서다. 책임질 사람이 책임을 지지 않고, 다시 돈보따리부터 챙겨보자는 데 여론이 좋을 리 없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그 책임자가 여전히 ‘경제 위기의 소방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경제와 산업에 이러한 무책임은 독버섯처럼 곳곳에서 자라고 있다.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을 위한 대기업 모금을 주도해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해체 위기로 몰고간 이승철 전 상근부회장이 20억원에 달하는 퇴직금 외에도 상근고문 자리와 격려금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돈이 어떤 돈인가. 기업들로 받는 회비인데 주말출근과 야근을 밥먹듯하는 노동자들의 땀이 서린 돈이다. 그 돈을 정경유착의 장본인이 챙기려 하고 있다. 지금까지 아무런 반성도 없는 사람에게 말이다. 전경련의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 역시 연임된 뒤 전경련의 환골탈태를 외치고 있다.

극자가 겸 소설가인 조지 버나드 쇼는 자신의 묘비명에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고 썼다. 구조조정과 정경유착 근절이 우물쭈물거리고 있는 것은 책임질 사람에게 책임을 지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가 나락으로 빠진다면 그건 쇼의 묘비명으로 설명될 수 있다.

[김용민의 그림마당]2016년 6월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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