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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가구 중 7가구, 월 77만원 빚 갚으며 산다

입력 2017.03.16 18:38

수정 2017.03.16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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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학자금으로 시작된 빚, 결혼하면서 평생 ‘빚더미’

신한은행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20대 때는 학자금이 필요해 은행 문을 두드리고, 30대에는 살 곳을 마련할 돈을 빌리려고 또 은행을 찾는다. 아이들 교육비로 매달 생활비의 5분의 1가량 나가고, 더 크면 대학에 보내느라 학자금을 또 빌린다. 자녀가 결혼할 때도 은행에서 돈을 빌려 자금을 댄다. 이렇게 대한민국 가구 10곳 중 7곳이 은행에 빚을 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신한은행의 ‘2017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중 생활과 밀접한 이슈 9가지를 정밀 분석한 내용을 보면, 학교 다니고 결혼하고 집 사고 아이 키워 분가시키느라 빚에 쪼들린 보통사람의 생활상이 드러난다. 정작 본인들 노후준비는 뒷전인 채였다.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는 만 20~64세 취업자 1만명의 설문을 거쳐 작성됐다.

처음 대출을 이용하는 연령은 평균 32.8세였으며 첫 대출을 받았을 때 나이는 20대 이하가 전체의 35.4%로 가장 많았다. 연령별 대출 목적을 살펴보면 20대는 학자금이 3명 중 1명꼴(전체의 32.5%)로 가장 많았다. 30대 이상부터는 부동산 마련을 위한 대출이 50% 내외로 최대였다. 학자금 대출은 30대부터 1%대로 급감하다가 자녀가 대학에 들어가는 시기인 50대에서 다시 11%까지 증가했다.

보고서는 “30대 이후에서 50% 내외의 보유율을 보인 부동산 대출은 대부분이 장기상환상품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대출이 생애 전반적으로 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실제 조사 대상자들의 월평균 가계 소득과 부동산 가격을 대조해보면 빚을 장기간 갚을 수밖에 없다. 현재 평균 약 6억1000만원 상당인 서울의 32평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서 가구 소득을 지출 없이 모두 저축한다고 해도 평균 10.9년이 걸린다고 보고서는 추산했다. 월 소득 수준이 낮은 20대라면 18년,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50대라면 9년 이상 걸린다.

대출을 받지 않고 모아둔 돈만으로 부동산을 구입하는 비율은 2000년대 이후 계속 떨어졌다. 1990년 이전에 가계는 부동산 구입비의 31.9%만 대출로 충당했으나 2010년 이후에는 절반(49.3%)까지 대출을 받아 댔다. 1990년대 이전에 첫 부동산 구입 연령은 평균 29세였으나 현재는 평균 35세로 6년가량 늦어졌다. 같은 기간 첫 부동산 구입 금액도 5272만원에서 1억7117만원(3.2배 증가)으로 커졌다.

부채는 결혼을 기점으로 크게 증가해 60대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자녀가 없는 20~40대 기혼 가구의 부채(5389만원)는 20대 미혼 가구(1341만원)에 비해 4배가량 많았다. 신혼살림집을 위해 대출받은 때문으로 해석된다. 응답자 10명 중 7명(72.7%)은 빚이 있었으며 평균 5066만원이었다. 부채 보유 가구들은 총소득(평균 479만원) 중 16.1%인 월평균 77만원을 빚 갚는 데 썼다. 부채 상환 부담으로 전체의 5.4%는 한 달에 채 10만원도 저축하지 못한다고 했다.

대출과 자녀 교육에 쫓기다 보니 노후 준비는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가 많았다. 응답자의 29.0%는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해 저축을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 반면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중·고등생 양육 가구는 월 소비의 22~25%가량(평균 79만원)을 자녀 교육비에 할애했다. 자녀가 결혼할 때도 금융자산을 헐거나(73.9%), 대출받아(20.7%) 지원했다. 최근 3년 내 자녀를 결혼시킨 부모의 평균 결혼 자금 지원 금액은 6359만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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