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미 거론 않고 “무력 반대”
양국 정상회담 자체에 의미 부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 사건이 알려진 뒤 ‘응징’을 줄곧 경고해왔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곧바로, 그것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는 순간에 공격을 감행한 것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 중국은 겉으로는 애써 냉정함을 유지하면서도 ‘도발’에 가까운 트럼프 정부의 행보에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시리아 폭격에 관해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고 “중국은 국제 관계에서 일관되게 무력 사용에 반대한다”고만 밝혔다. 화 대변인은 “대화를 통해 분쟁을 평화롭게 해결해야 한다”면서 “중국은 국가이든 조직 혹은 개인이든, 어떤 상황에서도 화학무기를 쓰는 것에 반대한다”고 했다. 미국과 시리아 양쪽을 다 비판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 입장에선 손님으로 초대되어 갔다가 난데없는 봉변을 당한 셈이나 다름없다. 더군다나 시리아 폭격은 단순한 외교적 결례를 넘어, 트럼프 정부가 중국과 북한을 향해 ‘행동에 옮긴다’는 강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시리아 폭격이 “모스크바와 베이징, 평양에 보낸 경고”라면서 “시진핑과 트럼프의 첫 만남은 두 지도자가 친밀함을 형성하고 어려운 문제를 풀어갈 기회였는데 시리아 공습에 가려 무색해졌다”고 썼다.
조지 W 부시 정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일했던 데니스 와일더는 “중국 지도자가 만찬을 하는 순간에 미국이 군사행동을 한 것은 마치 중국이 이를 묵인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으며, 이번 일에 중국인들은 불쾌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시리아 공격을 북핵 문제나 중국과의 관계와 연결짓지 않고, 트럼프 정부의 중동정책이라는 측면에서만 바라봐야 한다는 이들도 있다. 주펑(朱鋒) 난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환구시보에 “이번 공격은 미국 내 정세를 감안한 것이고 대규모 지상군 투입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이웨이 인민대 국제사무 연구원장은 “시리아에서 전쟁이 끝난 뒤 이뤄질 전후 복구 등의 ‘이익 케이크’ 분배를 고려해 공격에 나선 것”이라고 풀이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세계의 주목과 기대를 받은 세기의 회담”이라며 미·중 정상회담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