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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정상회담이 시리아 폭격에 가려졌다”

입력 2017.04.08 02:10

만찬 3시간 전 트럼프 “중, 대북 압박 않으면 독자 행동” 으름장

만찬 직전 “시진핑과 긴 대화, 얻은 것은 없다” 뼈 있는 농담

만찬 중에는 매티스 국방, 수시 보고…북에 무력 경고 메시지

트럼프 외손주 ‘재롱 외교’ 미·중 정상회담을 위해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왼쪽에서 두번째, 세번째)가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의 외손주 아라벨라(오른쪽에서 두번째)와 조지프(세번째)가 중국 민요와 당시를 암송하는 모습을 보며 미소짓고 있다. 팜비치 | 신화연합뉴스

트럼프 외손주 ‘재롱 외교’ 미·중 정상회담을 위해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왼쪽에서 두번째, 세번째)가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의 외손주 아라벨라(오른쪽에서 두번째)와 조지프(세번째)가 중국 민요와 당시를 암송하는 모습을 보며 미소짓고 있다. 팜비치 | 신화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확대 정상회담에 이어 오찬을 함께했다. 1박2일간 이어진 회담에서 두 정상은 북핵 문제 해법 등을 놓고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갔다.

트럼프는 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중국이 실질적 조치를 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면서도 대화와 협상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대신 미국의 일자리를 늘리려는 트럼프 정부에 협력,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고 자동차 시장 개방 등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한 노력을 다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업무 오찬을 함께하는 것으로 이틀간의 만남을 마무리했다.

공동 기자회견도 잡히지 않은 이번 회담은 가시적 성과를 내기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트럼프는 손님을 불러놓고 엄포를 놓듯 시리아 폭격을 감행했다. G2 정상 첫 회동은 시리아 폭격에 가려졌다.

두 정상은 6일 오후 만찬으로 회담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오후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이 검은색 리무진을 타고 도착하자, 트럼프와 부인 멜라니아가 만찬장 건물 앞에서 직접 맞이했다. 트럼프는 시 주석과 반갑게 악수했고, 계단에서 기념촬영을 한 후 안으로 들어갔다. 두 정상은 만찬에 앞서 비공식 대화를 나눴으며, 이 때문에 만찬이 40분이나 늦춰졌다.

트럼프는 만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이미 긴 대화를 나눴지만 지금까지는 얻은 게 아무것도 없다”며 뼈있는 농담을 건넸다. 그는 이어 “그러나 우리는 우정을 쌓았다”면서 “장기적으로 우리는 매우, 매우 위대한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기를 매우 고대한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와 시리아 군사공격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만찬을 3시간가량 앞두고 플로리다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중국이 (대북) 압박을 강화하지 않으면 독자적으로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으름장을 놓는 등, 회담 직전까지 압박을 계속했다.

만찬은 양국 정상과 수행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미국 측에서는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와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 부부,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 스티븐 배넌 수석전략가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이 참석했다. 트럼프는 대선 때 외국 정상에게 값비싼 국빈만찬 대신 햄버거를 내놓겠다고 했지만 이날 만찬에는 정석대로 생선요리와 스테이크를 내놨다. 트럼프의 ‘외손주 외교’도 화제가 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방카의 딸 아라벨라와 아들 조지프가 시 주석 부부 앞에서 중국 민요 ‘모리화(茉莉花)’를 부르고 어린이 한자 학습서 ‘삼자경’과 당시를 암송했다.

시리아 미사일 발사명령은 시 주석과의 만찬 직전, 마라라고 임시 ‘상황실’에서 결정됐다. 지중해 해상에 있던 미 해군 구축함에서 시리아 공군기지로 미사일을 발사한 그때, 트럼프는 시 주석과 만찬을 하고 있었다. 트럼프는 한 시간 뒤 기자회견을 열고 공습 사실을 발표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만찬 뒤 워싱턴으로 돌아갔지만 허버트 R 맥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남아 분주히 움직였다. 매티스는 만찬 중에도 수시로 시리아 상황을 보고했다.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해서도 선제타격 같은 군사적 선택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위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리아 공습은 중국에 대한 무언의 압박으로 비쳐졌다. 러시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듯,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면 군사작전도 불사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셈이다.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가 시 주석과 우정을 말하면서 시리아로 미사일을 보냈다”고 썼다. 신화통신은 트럼프가 시 주석의 중국 방문 초대에 응했다고 보도했으나, 구체적인 방중 계획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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