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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지지 선언’이 달갑지 않은 르펜

입력 2017.04.23 21:26

수정 2017.04.23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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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효과 우려…푸틴엔 호의적

“르펜이 국경 문제에 가장 강경하다. 누구든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국경 문제에 가장 엄격한 사람이 선거에서 잘 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를 이틀 앞둔 지난 21일(현지시간) AP통신 인터뷰에서 극우 민족전선(FN) 마린 르펜 후보를 사실상 지지 선언했다. 그러나 선거 한 달 전부터 트럼프와 거리두기를 해 온 르펜에게는 그리 달가울 것 같지 않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달 초 “르펜의 선거유세에서 더 이상 트럼프의 이름이 들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트럼프를 향한 프랑스인들의 불편한 심기를 의식한 결과다. 트럼프는 지난 2월 테러를 거론하며 “파리는 더 이상 파리가 아니다. 갈 데가 못 된다”고 말해 프랑스인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지난달 네덜란드 총선에서 2위로 밀린 헤이르트 빌더르스의 극우 자유당 사례도 반면교사가 됐다. 빌더르스는 트럼프 대선 구호를 따와 ‘네덜란드를 다시 위대하게’라고 외쳤지만 역효과를 냈다.

르펜은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의 이념적 계승자를 자처하며 프랑스의 독립성과 정체성을 강조한다. 1967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통합사령부 탈퇴를 선언한 드골처럼 르펜 역시 나토와 유럽연합(EU) 같은 국제기구가 프랑스의 자주권을 훼손한다고 본다. 르펜은 프랑스는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에 편승하지 않아도 될 만큼 강하며 “세계화는 야만”이라고 주장한다.

국가 독립성과 정체성을 강조한다는 측면에서 르펜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한다. 르펜은 지난해 11월 영국 BBC 인터뷰에서 “푸틴은 합리적 보호주의를 지향하며 국익과 국가 정체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 푸틴의 방식을 프랑스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세력에 강경하다는 점도 둘의 공통점이다. 르펜은 ‘테러세력과의 전쟁’이란 명분으로 러시아의 시리아 내전 개입을 지지했다.

르펜의 경쟁자인 ‘앙마르슈!(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은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잇따라 회담했다. 르펜은 메이나 메르켈도, EU 관계자도 만나지 않았다. 대신 지난달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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