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교전문에 관련 언급 없어 ‘가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는 지난 23일 3차 TV토론에서 2006년 10월 당시 김승규 국가정보원장이 일심회 등 간첩단 관련 7개 사건을 조사하던 중 “문재인 그룹이 걸려 있었”던 것이 드러나면서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경질됐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이러한 사실이 위키리크스에서 폭로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의 당시 국무부 보고 외교전문에 나와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즉시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경향신문이 24일 홍 후보가 언급한 해당 외교전문들을 찾아본 결과 “문재인 그룹” 관련 언급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2006년 11월1일 작성된 ‘한국의 새 국가정보원장 지명’이라는 제목의 외교전문은 국정원장이 김승규씨에서 김만복씨로 교체된 사실을 보고하며 김승규씨의 갑작스러운 하차 배경에 국정원의 간첩단 사건 수사가 있을 수 있다는 한국 내 관측을 전했다.
하지만 그것만이 김승규 원장 하차 배경은 아니라는 언급을 덧붙이며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다.
2006년 11월9일 작성된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북한, 국내정치 언급’이라는 제목의 외교전문에서 한나라당 소속 손 전 지사는 버시바우 대사에게 “김승규 원장이 간첩단 사건을 독립적으로 수사하다가 쫓겨났다”고 말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2006년 김승규 원장 하차 이후 후임 김만복 원장의 국회 인사청문회 등에서 국정원의 간첩단 사건 수사 논란은 정국을 강타했다.
문 후보는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국정원 수사에 관여할 위치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문 후보와 관련된 사람들이 간첩단 사건에 연루된 것이 드러났기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이 김승규 원장을 경질시켰다는 얘기는 미국 외교전문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
홍 후보 발언은 당시 한나라당이 갖고 있었던 의혹들을 11년이 지난 지금 미국 외교전문의 권위에 의존해 TV토론장에서 쏟아낸 ‘색깔론’ 성격이 농후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