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위키미디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하반기 이스라엘을 방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취임 후 첫 외국 방문지가 이스라엘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가 자신의 공약대로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발표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다음달 하반기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는 것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다음달 25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담에 참가하기 위해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할 예정인데, 이에 앞서 이스라엘을 거쳤다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 이스라엘을 취임 후 첫 해외 방문국으로 선택한 이는 한명도 없었다.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이 캐나다를 가장 먼저 방문했고, 조지 W. 부시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멕시코를 택했다. 교역규모가 큰 인접국들이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전통적으로 관계가 돈독한 동맹국 영국을 찾았다. 트럼프가 이스라엘을 가장 먼저 찾는 유례없는 선택을 내린다면 이전까지 보여온 ‘친이스라엘’ 기조를 한층 더 뚜렷하게 드러낸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가 작지않다.
앞서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언론들은 미국 하원 국가안보소위원회 위원장인 공화당 론 드샌티스 의원을 인용해 트럼프가 ‘예루살렘의 날’ 이틀 전인 다음달 22일 예루살렘에 도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예루살렘의 날은 1967년 ‘6일전쟁’ 당시 과거 요르단 통제 아래 있던 동예루살렘을 확보한 것을 기념하는 이스라엘 국경일이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트럼프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선거 공약대로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한다고 발표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 점령 뒤 예루살렘 전체를 자국 수도로 주장하지만, 팔레스타인은 장래 예루살렘이 자국의 수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대교 뿐 아니라 이슬람과 기독교 신자 모두에게 성지로 여겨지는 예루살렘은 첨예한 갈등이 부딪치는 도시다. 미국 대사관을 이곳으로 옮긴다면 격렬한 반발과 충돌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트럼프가 신임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로 지명한 데이비드 프리드먼은 “미국 대사관을 이스라엘의 영원한 수도인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팔레스타인과 아랍은 미국이 대사관을 예루살렘을옮긴다면 중동이 재앙에 휩싸일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