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에도 쉬지 못한 대기업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6명이 참변을 당했다. 노동절인 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야드에서 800t급 골리앗 크레인과 32t급 타워 크레인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작업자 6명이 사망했다. 이들은 비정규직이다. 중·경상을 입은 25명 역시 대부분 비정규직이다. 삼성중공업 정규직 직원들은 노동자의날인 1일부터 7일까지 휴무로 거의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업무를 사내 하청 형식으로 외주화시키는 데 이어 ‘위험의 외주화’에 따른 산업재해의 양극화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거제지역 조선소 노동자의 70~80%를 협력업체 정규·비정규직 노동자로 보고 있다.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지난 11일 내놓은 ‘2015년 원·하청 산업재해 실태조사’결과를 보면, 하청근로자의 사고사망 만인율(근로자 1만명당 사망자 비율)이 0.21명으로 원청 근로자(0.05명)보다 4배나 높다. 반면 재해율(100명당 사고비율)은 그 반대다. 원청(0.79명)에 비해 하청(0.20명)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삼성중공업 산재는 ‘위험의 외주화’가 불러온 노동현장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일자리의 양극화가 비정규직들의 산업재해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노동 현실을 개선하지 않는 일자리 증가 정책은 ‘모래 위의 성’에 불과하다

1일 크레인이 넘어진 사고를 낸 삼성중공업 내 선박건조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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