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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동 방문 와중에도 '러시아 스캔들' 폭로 이어져

입력 2017.05.23 11:38

수정 2017.05.2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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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예루살렘 ‘통곡의 벽’에 손을 얹고 있다. /GettyImage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예루살렘 ‘통곡의 벽’에 손을 얹고 있다. /GettyImage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해외 순방 기간에도 트럼프의 수사 방해를 증명할 추가 폭로가 이어지면서 러시아 스캔들은 증폭되고 있다.

트럼프가 중동을 방문 중인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정보당국 수장들에게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사이의 공모의혹을 부정해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3월말 댄 코츠 국가정보국(NI) 국장에게 연방수사국(FBI)의 러시아 대선개입 조사와 관련해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당국 간의 연계가 없다는 사실을 발표해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는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에게도 유사한 요청을 했다. 코츠와 로저스는 모두 트럼프의 요청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거절했다고 전현직 당국자들은 전했다.

트럼프의 요청은 제임스 코미 FBI 당시 국장이 3월20일 하원 정보위원회에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당국 간 공모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고 증언한 직후 이뤄졌다. 코미를 해임하기 이전에도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음을 증명하는 정황들이다. 중앙정보부(CIA)에서 법무 자문을 했던 제프리 스미스는 “FBI의 워터게이트 조사를 중지시키려고 CIA를 이용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실패한 노력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CNN은 이날 러시아 커넥션의 몸통으로 떠오른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보안 조사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플린이 2015년 러시아 여행 당시 강연의 대사로 4만5000달러(약5000만원)을 러시아 측으로부터 받았다. 하지만 그는 여행이 “미국 회사”의 지원을 받아 이뤄진 것이며 “외국 정부로부터 어떠한 혜택을 받지 않았다”고 거짓 진술을 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내용은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일라이자 커밍스 의원이 제이슨 샤페츠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언급됐다. 커밍스는 플린의 거짓 진술을 트럼프가 미리 알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린은 또 상원 정보위원회 출석 요구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플린은 불리한 증언을 거부할 수 있는 묵비권 조항을 규정한 수정헌법 제5조를 들어 정보위가 보낸 소환장에 응하지 않았다고 상원 관계자들은 이날 전했다. 플린은 앞서 증언에 대한 법적 면책을 조건으로 제안했다가 거부당했다. 그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치솟는 대중의 광란”이라고 비난하며 증언은 물론 자료제출도 거부했다.

국내의 논란을 뒤로 하고 트럼프는 이날 예루살렘을 방문해 이란의 커지는 위협을 강조하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촉구했다. 트럼프는 그러나 이스라엘의 정착촌 문제 등 갈등의 원인에 대한 구체적 해법은 제시하지 않았다.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이스라엘을 찾은 트럼프는 이날 저녁 예루살렘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트럼프는 “내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을 때 많은 아랍 지도자들을 만났다”며 “그 지도자들은 이란의 커지는 위협에 대해 우리가 공유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고 언급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 공관 방문 전에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대통령 공관에서 한 연설에서도 “이란은 테러리스트와 무장 조직에 대한 자금과 훈련, 장비 지원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한 목소리로 이란의 핵무기 보유는 결코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선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는 “오랜 세월 내 생애 처음으로 트럼프 정부 아래 변화의 잠재력을 봤다”며 트럼프의 반이란 정책을 칭찬했다.

트럼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를 위한 새로운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중동 평화는 가장 힘든 합의 중에 하나라고 들었지만 나는 우리가 결국에는 그곳에 도달할 것이라는 느낌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착촌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은 언급을 피했다.

트럼프는 이날 미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예루살렘에 있는 유대교 최대 성지 ‘통곡의 벽’을 방문했다. 트럼프는 검은색 유대교 전통 모자 키파를 쓴 채 통곡의 벽 위에 손을 올리고 기도한 뒤 기도문을 적은 하얀색 쪽지를 벽 틈 사이에 밀어넣었다. AFP는 이를 두고 “어마어마하게 상징적인 방문이었다”고 평가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통곡의 벽을 방문하지 않은 것은 예루살렘의 지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협상으로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때문이었다.

미국은 현재까지 팔레스타인과 소유권 갈등 중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의 이번 행동은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의 땅임을 공식 인정해줄 것을 희망하는 네타냐후 정부에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를 준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트럼프는 23일에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있는 베들레헴을 방문해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대통령을 만난다. 이스라엘 정착촌 문제, 팔레스타인 수감자 단식 농성 등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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