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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1호 예산안은 "부자를 위한 통큰 선물, 빈자를 위한 감축"

입력 2017.05.24 12:41

수정 2017.05.2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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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유 중인 23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된 2018년도 예산안을 두고 여야가 모두 반발하고 있다. 부자감세와 복지축소를 기본 테마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CNN은 “부자를 위한 큰 선물, 빈자를 위한 큰 삭감”이라고 규정했다.

트럼프 정부 이날 2027년까지 향후 10년간 중장기 계획을 포함한 4조1000억달러(약 4600조원) 규모의 새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트럼프 정부는 재정 적자 감축을 위해 10년간 정부 지출을 4조3000억달러(약4840조원)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사회복지 예산이 핵심 축소 대상이다. 저소득층 대상 의료 지원제도인 메디케이드 예산은 6160억달러, 저소득층 식비 지원제도인 ‘푸드스템프’ 예산은 1930억달러, 대학생 학자금지원 예산은 1430억달러, 장애인 지원 예산은 720억달러 삭감된다. 오바마케어 폐지로 2500억달러도 절감한다.

국방부를 제외한 거의 전 부처의 예산이 줄어들고 특히 국무부 예산은 33%로 가장 많이 삭감된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원칙에 따라 국제사회에 대한 개입을 줄이고 미국의 이익만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믹 멀베이니 미국 백악관 예산국장은 “행정부가 실제로 세금을 내는 사람의 눈높이에서 예산안을 짠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멀베이니는 예산안은 대대적인 감세로 미국 경제가 연간 3% 성장하는 상황을 전제로 짰다고 설명했다.

부자 감세와 사회복지 축소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조셉 바이든 전 부통령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던 재리드 번스타인은 워싱턴포스트에서 “이 사람들은 경제를 보고 부자들이 충분히 갖지 못했고 가난한 사람들은 너무 많이 가졌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것을 수정하려 드는 것같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선진국 중에서도 사회적 불평등이 심각한 나라인데 그 불평등을 줄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늘릴 수 있는 정책을 쓰려한다는 것이다.

예산안의 기본 가정이 잘못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향후 10년간 대대적인 감세로 연평균 3%의 성장을 이루고 이를 통해 부족해진 정부 재정을 보충할 수 있다는 주장은 ‘상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전문가들은 감세가 성장에 미치는 마술을 별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로널드 레이건 정부도 81년 대대적 감세를 단행했다가 재정 적자가 문제되자 82년과 84년에 다시 증세를 했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그래츠 콜럼비아대 교수는 “감세가 자체로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역사적 기록을 볼때 명확하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지난 10년간 성장률을 볼 때 3% 성장은 불가능한 기준이란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난 10년 중 성장률이 가장 높았던 2015년은 2.6%였고 지난해는 1.6% 성장에 그쳤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향후 10년간 평균 성장률을 1.8%로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르비스 MSL의 스탠 콜랜더 부사장은 CNN에서 “트럼프의 예산안은 미국 경제가 어떻게 작동할지, 의회가 무엇을 수용할지에 대한 비현실적 시나리오에 기초했다”면서 “백악관은 위가 아래이고, 검은색이 흰색이고, 2 더하기 2는 7인 ‘대안 세계’에 살고 있는 게 틀림없다”고 비꼬았다.

당연히 의회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민주당에서는 복지예산 감축과 국무부 예산 삭감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예산안을 “만화책에 나오는 악당”에 비유하며 “보통의 노동하는 미국인들에게 악몽과 같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은 “대선 기간 동안 트럼프는 사회복지 비용을 삭감하지 않겠다고 누차 밝혔다”면서 트럼프의 약속 파기를 지적했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비대한 예산을 짠 오바마 시대에서 드디어 다음 장으로 넘어가게 됐다”며 평가했지만, 공화당 의원들의 사이에서는 불만이 속속 터져나오고 있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 예산안에 쌀쌀하게 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스윙스테이트(경합주) 출신 의원들은 메디케이드 등 사회복지 지출 삭감에 비판적 입장이다. 당장 2018년 중간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수적 의원들 사이에서는 국무부 예산 삭감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국무부 예산 삭감의 문제를 지적하며 “제2, 제3의 뱅가지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존 매케인 국방위원장은 국방 예산 증액이 부족하다며 이번 예산안은 “도착 즉시 사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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