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FBI 수사 중단 압력” 증언 땐 정권 치명타
미국의 시선이 8일(현지시간)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사진)의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 증언에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FBI 수장에게 러시아 스캔들 수사 중단 압력을 가했다는 증언이 나온다면 트럼프 정권은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청문회 시작 전부터 증시가 먼저 요동쳤다. 뉴욕 증시는 6일 코미의 증언이 불러올 충격에 대한 경계심리가 발동하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폭로성 보도도 이어졌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지난 3월22일 백악관에서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DNI)과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만나, 수사 개입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에게 코미가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초점을 맞추지 않도록 개입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코미가 지난 2월 플린 수사와 관련해서 압력을 받은 후 트럼프와의 독대를 꺼리며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물론 ABC 등 지상파 3사까지 청문회 생중계에 나선다. CNN은 “의회 청문회를 3사가 생중계하는 것은 들어보지 못한 일”이라며 코미의 증언이 미식축구 챔피언결정전인 ‘슈퍼볼’ 수준의 흥행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는 이날 코미를 향해 “행운을 빈다”고 말하는 등 여유를 보였지만 증언 당일에는 어떤 태도를 보일지 알 수 없다.
워싱턴포스트의 로버트 코스타 기자는 트위터에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코미 증언에 대해) 트럼프가 트위터로 실시간 대응할지 모른다”고 썼다. 트럼프 지지단체인 ‘위대한 미국 동맹’은 코미를 ‘선거 개입에 몰두하는 믿을 수 없는 인물’로 묘사하는 TV 광고를 제작해 청문회 전날과 당일 CNN과 폭스뉴스에 내보낼 계획이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도 코미 증언에 즉시 반박하기 위한 신속대응팀을 꾸렸다.
하지만 트럼프 진영은 이미 내분 중이다. CNN은 세션스가 지난 3월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몇 주 뒤에 트럼프와 격한 언쟁을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이후 세션스가 물러날 뜻을 밝혔으나 트럼프가 반려했다는 전언이다. 트럼프는 세션스가 뒤로 빠진 것이 로버트 뮬러 특검 임명을 불러왔다고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가 여전히 세션스를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그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눠본 적 없다”며 확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