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요구 매우 충격적” 증언
‘사법방해’ 드러나면 탄핵 사유

마침내 열린 코미의 입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8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나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개입 의혹에 대해 증언하기 앞서 선서를 하고 있다. 워싱턴 | AFP연합뉴스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러시아 스캔들 수사 중단 압박을 받았다고 의회에서 증언했다. ‘사법방해’로 드러난다면 탄핵 사유가 될 수도 있어, 미국 정계가 핵폭풍 속에 빠져들었다.
코미는 8일(현지시간)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된 트럼프의 요구가 “매우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미리 공개한 모두발언문에서 트럼프가 지난 2월14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자신을 만나 “이 사건을 놔주기를, 플린을 놔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내통한 의혹을 받고 물러난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수사에서 손을 떼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코미는 트럼프가 자신에게 네 차례나 ‘충성심’을 강요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는 FBI 수사를 “구름”에 비유하면서, 자신이 수사 대상이 아님을 확인하려 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가 자신과 나눈 대화를 놓고 거짓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대화 내용을 기록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다만 트럼프의 행위가 사법방해에 해당되는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며 답변을 피했다.
미국 내 비판여론은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 소속의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 부위원장은 “러시아 문제를 앞에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내뱉은 발언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사법방해 의혹이 증폭되면서 의회 조사의 중심이 정보위에서 상·하원 법사위로 넘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원 법사위는 대통령 탄핵 절차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