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을 치다 물에 빠진 아기. 허우적대는 아기를 보며 어쩔 줄 몰라하는 초보 엄마 곁으로 중년의 아기 이모가 다가온다. 이모는 엄마를 얕은 물가로 안내한다. 이내 둘은 함께 물속으로 들어가 위험에 처한 아기를 조심스럽게 안전한 뭍으로 꺼낸다.
동물원에 있는 코끼리 가족 사이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 서울대공원은 19일 물에 빠진 아기 코끼리 ‘희망이’(한 살·암컷)를 엄마 ‘수겔라’(열세 살)와 이모 ‘키마’(서른여섯 살)가 함께 구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달 25일 촬영된 것이다. 1분이 안되는 짧은 동영상이지만 엄마 코끼리의 모정과 이모 코끼리의 노련하며 차분한 대응을 느낄 수 있다.
영상 속에서 한가롭게 놀던 아기가 물에 빠지자 엄마는 발을 동동 구른다. 이때 이모가 멀리서 달려온다. 키마는 수겔라를 안전한 물가로 이끌어 함께 물속으로 들어가 희망이를 물 밖으로 이끌고 나온다.
야생 상태에서 수명이 70년에 달하는 코끼리는 모계 중심으로 무리생활을 하며 공동육아를 하기도 하는 사회적 동물이다. 제 아기가 물에 빠졌을 때는 사람과 다르지 않은 감정을 느낀다.
희망이는 지난해 6월24일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난 멸종위기종인 아시아 코끼리다. 늘 엄마 곁을 떠나지 않으면서 엄마의 행동을 따라한다. 희망이는 이 사고 뒤 엄마와 이모로부터 수영하는 법을 배워 이제는 함께 수영을 즐기고 있다고 서울대공원 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