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교감하는 소셜로봇의 시대
늦은 밤, 조용한 침실에서 한 남성이 모니터 화면 너머 인공지능과 대화를 합니다.
이번엔 해변을 홀로 걷는 남성, 그는 이어폰 너머의 목소리와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가며, 카메라로 풍경을 공유하고 가상의 데이트를 즐깁니다.
2013년에 개봉한 영화 Her. <Her>는 타인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대필작가 테오도르가 인공지능 사만다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가상의 운영 체제였던 사만다와 테오도르를 이어준 것은 오로지 ‘목소리’를 매개로 한 대화였고, 인간과 인공지능간의 감정적 교류라는 주제를 통해 영화는 사람들에게 신선한 감동과 생각거리를 주었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감정을 읽고 소통하는 ‘사만다’와 같은 인공지능이 스크린이 아닌 현실로 한 발짝 다가오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개발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달하면서 ‘소셜 로봇’의 개발에 속도가 붙었기 때문입니다.
소셜 로봇이란 단순히 사람이 하기 힘든 육체 노동을 대신하는 것을 넘어, 인간과 정서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며 의사소통할 수 있는 감성 중심 로봇을 의미합니다.
이들은 입력된 명령에 따라 반복적 작업을 수행하던 과거 로봇과 달리, 스스로 외부 환경을 인식, 판단하여,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기술 등이 접목되면서 인간과 정서적 교감을 하는 다양한 형태의 ‘소셜로봇’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누구와 살고 있나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주목을 받았던 한 통신사의 인공지능 전자제품 광고.
홀로 사는 직장인, 아이에게 말을 거는 목소리의 주인은 다름아닌 인공지능 스피커 입니다. IoT 기술이 접목된 이 A.I 스피커 또한 사람과 대화하고 음성을 인식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합니다.
이번엔 작년 로봇계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소셜 로봇 ‘지보’. 지보는 카메라로 사람을 식별할 뿐 아니라 대화를 통해서 주인의 습관, 말투를 주인을 학습하기도 합니다.
지보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주인의 감정을 인식하고 자신의 감정도 주인에게 표현한다는 점. 바로 인간과 인공지능의 감성적 교류를 보여주는 기능입니다.
이처럼 사람과의 대화를 바탕으로 다양한 기능을 선보이는 소셜 로봇들. 그리고 가족 해체, 독거노인, 자취생, 직장인, 기러기부부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로 홀로 살아가는 많은 현대인들.
대화와 교류에 대한 욕구를 끊임없이 품고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 인간에게, 말동무가 되어주고 감정적 교류를 제공하는 A.I의 등장은 어쩌면 인간의 본능적 욕구에 부응하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특허청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최근 5년간 사람의 감정을 인식하고 자연스러운 대화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 인식·처리 기술의 출원 건수가 전체의 32%에서 49%로 증가했습니다.
멀지 않은 미래, 비서나 친구 같은 로봇과 함께 생활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릅니다. 나와 대화하고, 위로하고, 공감해주는 A.I가 등장한다면, 우리는 영화 속 테오도르처럼 그들과 친구 혹은 연인이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