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카드뉴스 경향신문 ▶쓰러진 ‘갈치 노점상’ 끝내 기사를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
갈치 노점상인의 마지막 유언
“이게 뭐냐, 얼음 다 녹는다, 뚜껑을 덮어놔야지….” 60대 노점상이 뙤약볕에서 갈치를 챙기며 한 이 말은 유언이 됐다.
지난 19일 서울 강북구 삼양사거리 인근에 강북구청 용역직원들이 노점상 단속을 나왔다. 갈치 노점을 하던 박모씨는 단속반이 흐트려놓은 아이스박스에 뚜껑을 덮고 돌아섰지만 몇 걸음 못 가 주저앉았다.
박씨는 인근 병원에 옮겨졌지만 뇌출혈로 이미 뇌사 상태였고, 수술조차 해보지 못한 채 25일 오후 결국 세상을 떠났다.
박씨는 생전에 고구마도 떼어 팔고 갈치도 갖다 팔았다. 그날도 오전 10시쯤 인근 삼각산동 집에서 나와 갈치를 담은 아이스박스 네 개를 길에 깔았다.
오후 2시쯤 신고를 받은 단속반이 출동했다. 3명의 직원은 으레 해왔듯 박씨에게 ‘물건을 빨리 다 치우라’고 재촉했다. 박씨는 서둘러 갈치 상자를 챙기다 쓰러졌다.
박씨는 그간 여러차례 단속으로 쫓겨났지만 이 자리로 계속 되돌아와야 했다. 그에게 노점은 유일한 생계수단이었기 때문이다.
젊어서부터 노점을 꾸려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온 박씨는 15년 전쯤 남편이 쓰러진 뒤로 병원비까지 대야 했다. 홀로 두 아들을 키우고, 남편이 입원한 병원에 매달 70만원씩 보냈다.
주변 사람들은 박씨가 평소 형편이 어려운 주변 어르신들에게 “반찬 하시라”며 팔던 생선을 잘라주기도 하고, 더운 날씨에는 음료수도 챙겨주곤 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에 구청은 “단속 과정에서 부당한 폭력 행위는 없었고 박씨가 쓰러지자 용역직원들은 심폐소생술을 하고 119를 부르는 등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단속 현장을 지켜본 서원자씨는 “하루 2만~3만원 벌려고 나온 노점한테는 구청의 단속 자체가 바로 폭력”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