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3일 전당대회는 색다르게 진행됐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자들은 전대가 열린 국회 헌정기념관이 아닌 경기 남양주의 한 감자밭에서 개표 결과 발표를 지켜봤다. 체육관 등에서 시끌벅적한 행사를 치렀던 관행에서 벗어나, ‘조용한 전당대회’를 치르겠다는 뜻이 담겼다고 당은 밝혔다.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자들은 이날 오전 9시40분쯤 남양주의 한 감자밭에서 비옷과 밀짚모자, 장화를 착용한 채 장맛비를 맞으며 감자를 캤다. 대표에 당선된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전당대회에 맞춰 가뭄이 해소됐으니 좋은 일”이라고 했고, 원유철 의원은 “감자가 포도송이처럼 딸려 올라오는 것처럼 당 지지율도 올랐으면 좋겠다”고 했다. 후보들은 전대가 시작된 오전 11시쯤 감자밭 앞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 앞에 앉아 결과를 기다렸다.
전대 분위기도 차분했다. 정견 발표는 없었으며, 경과보고와 주요 당직자 인사말, 개표 결과 발표, 당선자 화상 연결 등으로 진행됐다. 주요 당직자와 국회의원, 각 후보 캠프 관계자들만 자리를 지켰다. 헌정기념관과 감자밭이 화상 연결되자, 한 주민은 “싸움 좀 하지 말라. 보기 흉하다”고 항의했다.
이날 행사비용은 2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당은 절약한 행사비용 3억원가량을 기부할 계획이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전대 현장에서 사랑의열매·초록우산·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 등에 각각 3000만원씩을 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