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 59조.’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가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대표적인 악법’으로 규정하고 폐기를 요구해온 법 조항이다. 민주노총·노동안전보건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과로사 OUT 공동대책위원회’는 그제 기자회견을 열어 “장시간 노동을 합법적으로 용인하는 근로기준법 59조 특례조항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어제 국회에서 열린 ‘사람 잡는 근로기준법 59조 폐기를 위한 현장 노동자 증언대회’에서 “연장근로에 대한 제한 규정이 없어 ‘묻지마 장시간 노동’을 합법화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59조 특례조항은 폐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연장근로를 포함한 주당 최대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노동부는 휴일근로가 연장근로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행정해석을 내려 주당 최대 68시간까지 법정 노동시간으로 인정되고 있다. 1961년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만들어진 특례조항은 모법을 거스르는 내용까지 담고 있다. 운수업, 통신업(우편), 영화제작, 청소업 등 특례조항 적용 업종은 주당 12시간이 넘는 연장노동과 휴게시간 변경을 허용한 것이다. 특례조항 적용 업종은 산업분류표 변경에 따라 현재 26개로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사업장의 60.6%, 노동자 400만명이 특례조항 적용 대상이다. 한국 노동자들의 연평균 노동시간(2285시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긴 것은 특례조항 탓이 크다.
최근 특례조항 적용 업종 노동자들의 사망 사고가 잇따르면서 근로기준법 59조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 9일 운전사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경부고속도로 버스 추돌 사고를 계기로 시외버스 운전기사들의 하루 최대 운행시간이 17시간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만 12명이 숨진 집배원들은 월평균 60시간가량의 초과근무에 시달리고 있다. tvN 드라마 <혼술남녀> 조연출을 맡았던 이한빛 PD의 자살도 하루 20시간이 넘는 노동을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8건이 제출돼 있다. 환노위는 근로기준법 59조 특례조항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 그래야 장시간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을 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