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의 ‘소황제’, 중국의 88만원세대
“…이 도시에 아파트 한 채 사려면 100년을 쉬지 않고 일해야 할거야” 성인 둘이 간신히 들어 갈 아파트 원룸, 청년들은 어색한 웃음과 함께 회포를 나눈다.
흡사 우리나라 청년세대의 모습을 닮은 이들. 이들은 다름아닌 중국의 88만원 세대 ‘바링허우’들의 이야기다.
‘바링허우’는 ‘80년대생’을 일컫는 단어다. 이들은 중국의 1가구 1자녀 정책이 시행되면서 등장한 이른바 ‘소황제’들이었다.
‘소황제’라는 별칭에 걸맞게 바링허우들은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물질적 풍요 속에 성장했다.
그러나 성인이 된 이후 바링허우 세대가 마주한 현실은 무자비한 자본주의의 물결이 남긴 가혹한 양극화 사회였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태어나 자본주의를 살아간다”
바링허우들의 꿈은 ‘샤오즈’였다. 합리적인 사고와 생활을 지향하면서 물질적·정신적 향유를 추구하는 삶. 다시 말해 독립과 자유, 존엄이 있는 삶이다.
하지만 세계 금융위기가 휩쓸고 간 2009년 이후 이 꿈은 백일몽이 됐다.
중국의 3대 난제라고도 불리는 중국 주요 대도시의 심각한 주거난. 경쟁 체제가 도입되는 과정에서 벌어진 소황제들 간 치열한 입시전쟁부터 취업난.
‘헬조선’을 살아가는 우리나라 청년세대처럼, ‘헬차이나’를 살아가는 중국의 청년세대 ‘바링허우’의 삶은 녹록치 않다.
중국 인민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강의를 하고 있는 저자 양칭샹은 나름 엘리트의 길을 밟아온 청년이다.
동시에 그는 높은 임대료에 쫓겨 1년 반 동안 3번이나 이사해야 했던, 고달픈 바링허우 중 한명이기도 하다.
‘구조화된 양극화 사회에서 끊임없이 벌어지는 개인의 실패는 결코 개인의 잘못이 아니다’ 이처럼 책 ‘바링허우’는 동병상련에 처한 우리 사회에도 고민과 해법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바링허우, 사회주의 국가에서 태어나 자본주의를 살아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