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신임 문화재청장(61)이 지방자치단체들의 무분별한 가야사 관련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김 청장은 31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취임후 처음으로 기자들과 만나 “가야사 유적의 연구와 보수·복원은 고증에 충실하고 의미를 알려나가는 것이 기본”이라며 “일부 지자체의 과도한 사업에 대해서는 협의해 사업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야 문화권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이후, 영호남의 여러 자치단체들은 관광 중심의 이벤트성 가야사 복원 예산을 앞다퉈 신청하고 있다. 김 청장은 “지자체가 가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주관해 내년 상반기까지 관련 문헌을 조사하고 단계적으로 가치를 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청장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과 관련한 입장도 밝혔다. 지난해 문화재청 소속 문화재위원회는 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렸으나, 국민권익위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이 결정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뒤 케이블카 사업을 허용해야한다고 결정했다. 김 청장은 “행정처분에서 제시된 부분을 검토한 뒤 문화재위원회에 상정해 최종 판단할 예정”이라며 “문화재, 법률, 경제 전문가를 통해 사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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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 방안을 둘러싸고 오랜 기간 갑론을박이 이어진 반구대 암각화에 대해선 “울산 시민들의 물 문제와 문화재 보존 문제를 함께 풀어야할 사안”이라며 “최종 해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김종진 문화재청장이 31일 취임 후 첫 간담회를 열고 있다. 문화재청 제공
지난 7일 임명된 김 청장은 1975년 김제시청의 지방직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문화재청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1981년 7급 공채로 문화재관리국에서 일한 이후 2014년 문화재청 차장이 될 때까지 줄곧 문화재 관련 업무를 맡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