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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꿇은 엄마들

입력 2017.09.10 21:20

수정 2017.09.1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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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학생을 둔 학부모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강서구 주민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큰절까지 했다. “때리시면 맞겠다”며 특수학교를 설립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장애학생을 뒀다는 이유로 ‘죄인’이 된 한 엄마는 마이크를 잡고 울먹이며 말했다. “장애아동도 교육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여러분도 부모이고, 저도 부모입니다. 제발 도와주십시오. (특수)학교는 포기할 수 없습니다.” 그러자 한 남성 주민이 “저게 100% 쇼라고! 짜고 치는 고스톱이야”라고 했다. 지역 주민을 대표해 나온 한 여성은 “강서구에는 기피시설이 죄다 모여 있다. 못사는 지역을 생각해달라고 하는데 언론은 ‘님비’라고 하거나 집값 때문에 반대한다고 왜곡보도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지켜본 장애학생의 아빠는 “(특수학교는) 절대로 혐오시설이 아니다”라고 강변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지난 5일 서울 강서구 가양동 옛 공진초등학교 자리에 특수학교가 들어설 수 있게 해달라고 지역 주민에게 호소하기 위해 토론회에 참석했던 학부모들은 깊은 상처만 안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기피시설 대신 한방의료원을 설립해야 한다”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은 장애학생 학부모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한국 사회의 님비와 장애인 혐오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특히 장애학생 엄마들이 무릎 꿇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시민들의 공분이 들끓고 있다.

강서구 주민들이 한방의료원 설립을 요구하게 된 불씨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제공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4·13 총선 때 ‘강서 르네상스’를 내세우며 <동의보감>을 펴낸 허준이 태어난 옛 공진초교 부지에 한방의료원을 설립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옛 공진초교 부지의 소유주인 서울시교육청과는 단 한 차례의 협의도 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보건복지부는 10일 “한방의료원 건립과 관련해 어떤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방의료원 설립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말처럼 김 의원이 만들어낸 ‘가공의 희망’이었던 셈이다. 시민들은 강서구 주민들에게 묻고 있다. “장애학생 학부모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과 ‘강서 르네상스’, 대체 뭣이 중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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