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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상, 내 맘대로 차리면 안 돼?

입력 2017.09.14 16:33

수정 2017.09.2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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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상, 내 맘대로 차리면 안 돼? - 추석은 원래 ‘쉬는’ 명절이었다

추석 차례상, 내 맘대로 차리면 안 돼? - 추석은 원래 ‘쉬는’ 명절이었다

홍동백서(紅東白西:붉은 과실은 동쪽에 흰 과실은 서쪽에) 조율이시(棗栗梨시:대추·밤·배·감의 차례로 놓기) 추석만 되면 TV에선 차례상 차리는 법이 소개됩니다. 그런데, 그걸 꼭 알아야만 차례를 지낼 수 있는 걸까요?

홍동백서(紅東白西:붉은 과실은 동쪽에 흰 과실은 서쪽에) 조율이시(棗栗梨시:대추·밤·배·감의 차례로 놓기) 추석만 되면 TV에선 차례상 차리는 법이 소개됩니다. 그런데, 그걸 꼭 알아야만 차례를 지낼 수 있는 걸까요?

고려시대 이후 예서의 기본으로 자리 잡은  8세기에 이를 조선화한  어느 책도 차례 상차림에 대한 규약은 나오지 않습니다.

고려시대 이후 예서의 기본으로 자리 잡은 <주자가례(朱子家禮)> 8세기에 이를 조선화한 <사례편람(四禮便覽)> 어느 책도 차례 상차림에 대한 규약은 나오지 않습니다.

명절을 앞두고 기억할 말은 딱 한 마디 “가가례(家家禮)”뿐입니다. 집집마다 예가 다르다, 집집마다 저마다의 예를 따른다는 말입니다.

명절을 앞두고 기억할 말은 딱 한 마디 “가가례(家家禮)”뿐입니다. 집집마다 예가 다르다, 집집마다 저마다의 예를 따른다는 말입니다.

“차례에는 지내는 그때 나는 식료로 음식을 해 올리되 별다른 게 없으면 떡과 과실 두어 가지면 된다.” - 율곡 이이

“차례에는 지내는 그때 나는 식료로 음식을 해 올리되 별다른 게 없으면 떡과 과실 두어 가지면 된다.” - 율곡 이이 <격몽요결(擊蒙要訣)>

차례는 원래 축문도 읽지 않고 술도 한 번만 올리는 간소한 의식이었습니다. 추석 역시 농번기를 앞두고 모두가 쉬어가는 휴일이었습니다.

차례는 원래 축문도 읽지 않고 술도 한 번만 올리는 간소한 의식이었습니다. 추석 역시 농번기를 앞두고 모두가 쉬어가는 휴일이었습니다.

차례 음식은 올벼로 빚은 술, 구할 수 있는 과일, 그리고 지역이나 집안의 특색 있는 음식으로 충분했죠. 퇴계 이황 역시 간소한 제사와 차례를 강조했습니다.

차례 음식은 올벼로 빚은 술, 구할 수 있는 과일, 그리고 지역이나 집안의 특색 있는 음식으로 충분했죠. 퇴계 이황 역시 간소한 제사와 차례를 강조했습니다.

파평 윤씨 윤증(尹拯·1629~1714) 고택에 전해오는 차례에 쓰는 상은 가로 99㎝, 세로 68㎝에 지나지 않습니다. 후손들은 이 상에 과일 셋, 나물, 밥과 국, 그리고 어포와 육포만으로 제물을 차립니다.

파평 윤씨 윤증(尹拯·1629~1714) 고택에 전해오는 차례에 쓰는 상은 가로 99㎝, 세로 68㎝에 지나지 않습니다. 후손들은 이 상에 과일 셋, 나물, 밥과 국, 그리고 어포와 육포만으로 제물을 차립니다.

차례 상차림은 집안 형편과 사는 곳의 지리적 특성에 따라 다른 게 당연합니다. 낙지, 문어, 상어, 홍어, 통북어, 꿩, 부꾸미, 파인애플, 바나나, 카스텔라...홍동백서며 조율이시에 들지 않는 제물이 보이는 편이 도리어 자연스럽습니다.

차례 상차림은 집안 형편과 사는 곳의 지리적 특성에 따라 다른 게 당연합니다. 낙지, 문어, 상어, 홍어, 통북어, 꿩, 부꾸미, 파인애플, 바나나, 카스텔라...
홍동백서며 조율이시에 들지 않는 제물이 보이는 편이 도리어 자연스럽습니다.

1970년대 이후 대중매체에서는 추석 차례에 무슨 대단한 규약이 존재하는 듯 굴었지만 이는 새로 “만들어낸 전통”일 뿐입니다.

1970년대 이후 대중매체에서는 추석 차례에 무슨 대단한 규약이 존재하는 듯 굴었지만 이는 새로 “만들어낸 전통”일 뿐입니다.

낭설과 억지가 빚은 가짜 전통은 명절에 깃든 평화와 휴식의 풍경, 공동체의 정다운 마음을 바래게 하기도 했습니다.

낭설과 억지가 빚은 가짜 전통은 명절에 깃든 평화와 휴식의 풍경, 공동체의 정다운 마음을 바래게 하기도 했습니다.

정학유(丁學游·1786~1855)의 가사 를 보면, 햅쌀술, 올벼송편, 박나물, 토란국만으로 차례를 지냅니다. 차례를 지내고서 며느리는 곧 휴가를 받아 친정으로 떠납니다. “중추야 밝은 달에 지기 펴고 놀고 오소.” 보름달 아래서 마음껏 놀다 오란 말입니다.

정학유(丁學游·1786~1855)의 가사 <농가월령가>를 보면, 햅쌀술, 올벼송편, 박나물, 토란국만으로 차례를 지냅니다. 차례를 지내고서 며느리는 곧 휴가를 받아 친정으로 떠납니다. “중추야 밝은 달에 지기 펴고 놀고 오소.” 보름달 아래서 마음껏 놀다 오란 말입니다.

밤과 대추를 차지한 아이들, 이웃과 나누는 소박한 제물, 그리고 가사와 농사에 지친 여성의 휴식... 여기 추석의 본래 뜻 명절의 원래 모습이 깃들어 있습니다.

밤과 대추를 차지한 아이들, 이웃과 나누는 소박한 제물, 그리고 가사와 농사에 지친 여성의 휴식... 여기 추석의 본래 뜻 명절의 원래 모습이 깃들어 있습니다.

[카드뉴스]추석 차례상, 내 맘대로 차리면 안 돼?

고영 음식문헌연구자의 칼럼 <‘추석 차례’ 가짜 전통과 싸워라>를 재구성한 카드뉴스입니다.

▶바로가기 <'추석 차례' 가짜 전통과 싸워라>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990100&artid=201709132108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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