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달랑 한마디 "방글라데시는 어때요?"...로힝야 도움 말도 못 꺼낸 방글라 총리

이인숙 기자
19일 유엔총회장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 알자지라 영상 캡처

19일 유엔총회장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 알자지라 영상 캡처

미얀마 군부의 진압을 피해 피난 온 40만 로힝야 난민을 떠맡은 빈국 방글라데시는 지금 숨이 차다. 하지만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유엔총회에 참석한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도와달라는 말을 꺼내보지도 못했다.

로이터통신, 알자지라방송 등에 따르면 하시나 총리는 19일(현지시간) 유엔개혁회의에 참석한 뒤 떠나는 트럼프와 몇분간 짧은 조우를 했다. 트럼프가 하시나와 악수하며 물은 건은 단 한마디였다. “방글라데시는 어때요(How is Bangladesh)?” 하시나는 “방글라데시는 잘하고 있다. 하지만 유일한 문제는 미얀마에서 온 난민들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로부터는 아무런 답이 없었다. 트럼프의 반응에 하시나는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하시나 총리는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방글라데시가 당면한 문제는 로힝야 사태, 그게 다다. 하지만 그는 난민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그의 마음이 어떤지 명백했다. 그런데 내가 왜 도움을 청해야 하나”라고 탄식했다. 하시나는 로힝야 난민 지원을 계속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로힝야는 고통 속에 살고 있고 도움이 필요하다. 방글라데시는 부유한 나라가 아니다. 작은 국토에 1억6000만이 살고 있다. 하지만 1억6000만명을 먹고 살 수 있게 한다면 500명에게도, 70만명에게도 그렇게 할 수 있다. 우리는 먹을 것을 그들과 나눌 수 있고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하시나 총리는 오는 21일 유엔총회에서 연설하면서 로힝야 난민들이 미얀마로 돌아갈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협력해 줄 것을 호소하려 한다. 유엔총회에 불참한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자문역은 19일 대국민연설을 하면서 “신원 확인 절차를 거쳐 난민들이 송환될 수 있도록하겠다”고 했지만 누가, 얼마나, 어떻게 돌아올 수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백악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에 “(트럼프 대통령과 하시나 총리 사이에) 오간 대화를 알지 못했다”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고 문제가 제기되면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18일 유엔총회 도중 열린 로힝야 사태를 논의하기 다자회담에서 “인도적 원조는 제대로 닿지 않고 무고한 민간인들은 공격받거나 죽음을 당하고 있다”며 미얀마 정부에 군사 작전 중단, 인도적 원고 접근 허용, 민간인의 안전한 송환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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