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 강화·실적 위주 정책 탓 범죄 사범만 되레 늘어
정성호 의원 분석…교정시설 수용률도 123% ‘과밀’
![[단독]수백억 투입 ‘박근혜 정부의 4대악 근절’ 재범률 증가](https://img.khan.co.kr/news/2017/10/11/l_2017101101000635100052461.jpg)
박근혜 정부가 주요 국정과제로 내세운 ‘4대악(성폭력·가정폭력·학교폭력·불량식품) 범죄 근절’에 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관련 사범의 재범률이 되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처벌 강화와 실적 위주 정책으로 적발된 범죄 사범만 늘어났을 뿐 범죄예방과 교정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정성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박근혜 정부에서 성폭력·가정폭력 등 재범 가능성이 큰 범죄의 재범률이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성폭력 사범 재범률은 박 전 대통령 집권 전인 2012년 5.7%(1311명)였지만, 4대악 근절 정책이 시작된 2013년 6.2%(1703명)를 기록한 뒤 2015년 8.2%(2889명)까지 높아졌다. 지난해에는 7.4%(2796명)를 기록했다.
가정폭력 사범 재범률도 높아졌다. 2012년 6.9%(218명)였던 재범률은 2013년 3%(512명)로 급감하며 4대악 근절 정책이 효과를 보는 듯했다. 그러나 2014년과 2015년 각각 4.6%(1092명), 4.7%(2219명)를 기록한 뒤 지난해 7.9%(4257명)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이 박근혜 정부는 4대악 범죄 단속에 5년간 747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3년부터 2017년 초까지 성폭력 등 특정범죄 관리 비용으로 547억원, 4대악 범죄자 단속 비용으로 200억원이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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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악 근절 정책의 핵심에 자리한 ‘엄벌주의’ 기조가 관련 범죄자를 교정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무부가 제출한 지난 5년간 전국 교정시설의 초과수용률(정원 대비 실제 수용자 비율)은 2012년 102.2%에서 지난해 123.8%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교정시설 수용정원은 4만6600명이었지만, 실제 수용자 수는 5만7675명에 달했다.
정부가 ‘성폭력 범죄 구형·항소 기준 상향조정’이나 ‘4대악 근절을 위한 단속활동 강화’ 등의 방침을 시행해 범죄 혐의자를 다수 적발했지만, 교정시설 포화로 교정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재범률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성호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엄벌주의 형사정책은 실패했음이 확인됐다”며 “정부는 장기적 안목과 정책비전을 통해 안전한 사회 만들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