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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민주주의’ 의회민주주의 대체재인가, 보완재인가

입력 2017.10.26 21:37

수정 2017.10.26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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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시민참여단이 지난 15일 충남 천안 계성원에서 원전 가동·중단 여부에 대한 마지막 설문조사를 마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는 문재인 정부의 첫 직접민주주의 실험으로 평가된다. 연합뉴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시민참여단이 지난 15일 충남 천안 계성원에서 원전 가동·중단 여부에 대한 마지막 설문조사를 마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는 문재인 정부의 첫 직접민주주의 실험으로 평가된다. 연합뉴스

광장민주주의로 대표되는 촛불집회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물러난 지 1년, 다시 화두는 민주주의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집단지성’을 강조하며 직접민주주의적 요소들의 확대와 적용을 강조하고 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운영은 그 첫 실험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는 대의민주주의를 형해화하는 ‘반정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촛불 1년, ‘민주주의는 무엇인가’를 다시 묻는다.



▶오현철 전북대 교수 “대리인 아무리 똑똑해도 주인 마음과 달라”

[촛불, 그후 1년]‘광장민주주의’ 의회민주주의 대체재인가, 보완재인가

오현철 전북대 일반사회교육과 교수(54)는 26일 “대리인에게 맡겨놓으면 아무리 똑똑하고 부지런해도 주인 마음하고 다르다”며 시민의 정치 참여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당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도록 채찍질을 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 집단지성과 함께 나가는 것이 성공의 길”이라고 했는데.

“동의한다. 저는 ‘토의민주주의’라는 개념을 쓴다. 대의민주주의는 중우정치에 빠질 것을 염려해 토론하는 의회 역할을 중요하게 봤다. 하지만 현대 의회가 역할을 못하면서 토의민주주의가 대두됐다. 토론 없는 의회 결정보다 시민이 참여한 의사 결정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전형적인 사례다.”

- 공론화위 과정이 시민의 정치 참여 확대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나.

“500명 가까운 사람들이 30일 넘게 하나의 주제에 관해 다양한 측면을 고민하고 토론해 결론을 냈다. 국회는 이런 적이 없다. 국회에서 싸움질하기보다 공론조사를 통해 결정하는 게 신속한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다.”

- 시민의 정치 참여를 확대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선거 이외에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대리인들이 잘못하면 우리가 더 많은 권한을 행사한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 정당들이 국민이 원하는 정책과 법안을 만들도록, 이걸 가지고 경쟁하도록 유도하는 도구가 참여민주주의다.”

- 헌법의 삼권분립과 부딪힐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박근혜 정부도 ‘당·정·청 일체’라는 말을 썼다. 정당 스스로 청와대와의 일체를 언급하면서 삼권분립을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공론조사가 의회를 우회하는 것도 아니다. 공론조사는 정부가 정책을 입안하면서 국민 의견을 물은 것이다.”

- 집단지성이 반드시 옳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집단 토론을 통해 결론을 내리기 때문에, 시민 한 사람이 여론조사에 응하거나 투표소에 혼자 들어가서 단독으로 결정할 때 발생하는 중우정치 현상을 극복할 수 있다.”

- 여당의 정당발전위원회가 직접민주주의 요소를 제도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권력을 움켜쥐려고만 했지 시민들에게 열어주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 적이 없다. 처음으로 국민주권을 실현하려는, 한국 정당사의 획기적인 도약의 계기라고 생각한다.”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 “직접민주주의는 전체주의로 이어질 위험성”

[촛불, 그후 1년]‘광장민주주의’ 의회민주주의 대체재인가, 보완재인가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53)은 26일 “대의민주주의는 인간이 만든 민주주의 제도 중 가장 진보적”이라며 “대의제 없이 국민이 직접 정치를 할 수도 없고, 직접민주주의는 전체주의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합정동 사무실에서 한 인터뷰에서 “냉정하게 말하면 우리 사회 전체 사회 구조 속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건 대의제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왜 대의민주주의를 지지하나.

“대의민주주의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게 만들어진 제도다. 시민이 직접 자신의 대표를 뽑아서 법을 만들고 정부를 운영하는 것이다. 제대로 운영하는 데 필요한 조건이 덜 갖춰졌을 뿐이다.”

- 의회는 왜 중요한가.

“의회는 시민 다수의 의사를 여러 정당이 나눠서 갖고 있는 곳이고, 법을 시민의 대표가 만들어 책임 있게 운영하는 곳이다. 대통령은 의회에서 만들어진 법에 의거해서 정부를 이끄는 사람이기 때문에 민주적 정당성을 의회보다 적게 갖고 있다.”

- 대의민주주의 관점에서 문재인 정부를 평가한다면.

“대통령이 정치를 긍정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반정치주의자라는 점에서 우려가 된다. 본인이 생각한 선한 의지를 정치 외부에서 평결을 내려준달까. 민주주의가 아니라 선한 군주가 되겠다는 뜻이다.”

- 의회에 대한 불신 때문에 직접민주주의가 낫다는 분위기도 있다.

“정당이나 의회는 싹수가 노랗다, 시민에게 맡기자고 하면 전체주의가 되는 거다. 직접민주주의는 고상한 반정치주의의 다른 버전으로 쓰일 때가 많다.”

- 1년 전 촛불 민심이 정치에 요구한 것은 무엇인가.

“대통령이 야당을 무시하고 가까운 사람에게만 정치적 결정에 대한 의사를 묻고 이런 운영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촛불의 메시지다.”

- 정부가 촛불 민심을 이행하고 있다고 보나.

“ ‘의회와 협치하겠다’ ‘사회 통합하는 대통령 되겠다’고 약속했지만, 당선 후엔 모두 다 나를 지지했던 사람만 촛불집회에 나온 양 자신 위주로 해석을 사유화했다. 야당과 국회에 대해 일방적이었다. 적폐청산은 정치를 파괴하는 언어다.”

- 정부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활동을 숙의민주주의라며 높이 평가한다.

“(정부가) 본인들이 책임지려고 노력하지 않고, 일반 시민들 가운데 선발해서 일을 하려 했던 것이 큰 잘못이다. 책임을 전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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