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55)가 자신을 공개 비판한 같은 당 유성엽 의원을 향해 6일 “그런 정당에 계신 것이 무척 불편할 거란 생각마저 든다”며 공개 반박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로 촉발된 안 대표와 호남 중진들 간 갈등이 ‘적폐청산은 복수’라는 취지의 안 대표 발언을 계기로 전면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독일에 이어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안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래 참고 있던 몇마디를 하려 한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안 대표는 논란이 되고 있는 ‘복수’ 발언에 대해 “저는 청산과 결산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정권이 바뀌면 이는 필연적인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적폐청산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정부 운영능력의 부족을 덮는 수단이 되는 것을 경계하자는 것”이라며 “적폐를 청산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적폐청산’이란 정치기술을 배척한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4일(현지시간)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의 인공지능연구센터를 방문해 안드레아스 덴겔 교수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안 대표는 유 의원을 겨냥해 “한 중진의원께서 대놓고 저를 공격했다. 안민석 의원을 고발한 게 적폐에 소극적이란 뜻이라고 했다. 이해가 되지 않는 주장”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당의 행보와 장래가 우려된다’고도 했다. 대선에 패한 후보가 대표에 나온 것이 비정상이라고 하는 비판을 넘어 ‘당선된 것이 비정상’이라는 말을 공개적으로 했다”면서 “이해할 수 없는 논법”이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당대표는 무슨 말을 해도 듣고 앉아있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라며 “저의 당선이 비정상이면 선출한 당원이 비정상이라고 보고계신 건데, 그 정도면 그런 정당에 계신 것이 무척 불편할 거란 생각마저 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당이 불편하면 나가라’는 취지로 읽힐 수 있는 발언이다.
안 대표는 “비정상은 또 있다”며 자신의 복수 발언을 계기로 나오는 일부 당원들의 안 대표 탄핵 움직임도 거론했다. 안 대표는 “‘개혁과 사수를 바라는 평당원’이란 묘한 이름의 비방격문은 정체와 의도가 비정상으로 보여 거론하고 싶지 않지만 단 한가지만 반론한다”고 했다.
이어 “제가 ‘MB구속수사’ 반대한다고 규정하고 엉뚱한 공격을 하는데, 제가 하는 말은 ‘적폐청산의 구호를 앞세워 분위기로 몰아갈 게 아니라, 엄정한 증거를 들이대고 법과 절차대로 처리하라’는 것”이라며 “몰아가기 정치하지 말고 사법적 소추를 하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 대표는 “이런 비정상의 언급들 속에는 늘 전가의 보도처럼 ‘호남민심’이 동원된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 들러리 서는 역할 하다가 소멸되라고 요구하는 건, 호남의 민주당 지지자들 희망인 것”이라고 일축했다.
안 대표는 “우리는 특정인 극렬 지지세력의 온라인 여론농단에 눈돌릴 여유조차 없다”고 했다. “모두 함께 가기를 강렬히 희망하지만, 응당 가야할 길을 비정상으로 인식한다면 끝까지 같이 못할 분이 있더라도 가겠다. 반패권의 길, 중도혁신의 길을 포기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일부 세력의 이탈을 감수하더라도 지금 노선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안 대표의 ‘마이웨이 선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유 의원은 이날 오전 당 의원과 지역위원장들이 모인 바이버 메신저방에 글을 올려 “지금이라도 우리 당의 미래를 위해 중대한 결단이 필요하다”며 안 대표를 공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