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의 7일 아침 회의 풍경은 쓸쓸했다. 전날 탈당을 선언한 김무성, 주호영 의원 등 9명의 빈 자리가 그대로 드러났다.
바른정당은 이날 아침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당 대표 후보 연석회의를 열었다. 연석회의임에도 총 참석자는 9명이었다. 당 대표 후보인 유승민 의원, 하태경 최고위원, 정문헌 전 사무총장과 권오을·진수희 최고위원, 이혜훈 전 대표, 유의동 의원, 박정하 수석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금품수수 의혹을 받은 이후 공식 회의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 전 대표는 오랜만에 회의에 참석했다. 하지만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겸하던 주호영 의원이 자리를 비우면서 지도부는 공백 사태를 노출했다. 회의 주재도 권오을 최고위원이 했다.

바른정당 권오을 최고위원(왼쪽 네 번째)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당대표 후보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회의에 참석한 의원 등은 보수혁신을 강조하며 결속을 다졌다. 유승민 의원은 “저는 아직 당대표 후보 신분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이야기는 많이 하지 않겠다”며 “단 당이 최대 위기에 처해있는 가운데 저희는 한 가지만 생각하겠다. 보수의 환골탈태를 바라는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내일 9명의 탈당계가 제출되고 당이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잃더라도 사무처 식구들과 그동안 정책을 위해 헌신을 아끼지 않은 전문위원들에게 동요하지 말고 같이 가자는 말씀을 드릴 것”이라며 “비공개 자리에서 이런 부분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진수희 최고위원은 “바른정당이 창당된 뒤 하루하루가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없었지만 지금은 최대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고 아시다시피 곧 교섭단체 지위도 잃게 될 것”이라며 “경제적·재정적으로 어려워지는 건 허리띠를 졸라매며 버틸 수 있지만 국민들 시야에서 멀어져 우리가 하는 일이 잘 전달되지 않을까 불안하다”고 밝혔다.
권오을 최고위원은 “예정대로 오는 13일 전당대회를 치를 것이다.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면 바른정당이 가고자 했던 목표를 다시 확인하고 당원동지, 지지자들과 마음을 모으는 행보를 시작할 것”이라며 “나라의 정치가 바로 갈 수 있도록 많은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전날 탈당을 선언한 통합파 의원 9명은 오는 8일 탈당계를 제출하고 9일 한국당에 복당할 계획이다. 바른정당 의원들의 추가 탈당 가능성은 계속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