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비서실장 “12월 통합 유효”
동교동계 “우리는 마음 떠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55·사진) 측이 9일 바른정당 잔류파와의 통합에 대해 “여전히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했다. 바른정당 의원들의 집단탈당으로 사그라든 듯한 두 당의 통합론을 재점화한 것이다.
하지만 당내 호남 세력의 반발이 거센 데다, 바른정당 잔류파들 가운데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을 원하는 쪽도 있어 안 대표 측 구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안 대표 비서실장인 송기석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바른정당 창당 정신 또는 개혁 지향성은 여전히 당에 남아 있는 분들한테 정당성, 정통성이 있는 것 아니냐”며 “여전히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했다.
기존 ‘12월 통합 선언’ 주장도 “유효하다”고 했다. ‘안 대표도 공감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하지만 안 대표 측 구상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우선 당내 반발이 거세다.
박주현 의원은 의원들과 메신저에 올린 글에서 “비슷한 안철수, 유승민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두 상전 모시라고 호남이 피맺힌 표 주셨습니까”라고 했다. 박 의원은 안 대표 사퇴를 촉구했다.
권노갑·정대철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원로 5명은 이날 오찬을 하고 반대 입장을 정리했다.
이훈평 전 의원은 “오늘이 있기까지 (민주화를 위해) 노력해왔던 사람들이 그걸(바른정당과 통합 논의) 보고 그대로 같이할 수 없다는 건 분명하다” “우리 고문들은 국민의당에서 마음이 떠난 셈”이라고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바른정당도 안 대표 뜻대로 움직일지 미지수다.
잔류 의원들이 통합전대를 통해 한국당과 합치자는 측과 국민의당과 통합을 원하는 측으로 갈려 있어 새 지도부 출범 이후 통합 논의 진행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안 대표가 여전히 통합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우선 안 대표가 보수야권 상황을 오판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안 대표가 중도·보수의 대표로 자리 잡으려는 구상 속에서 바른정당은 물론 한국당과의 통합·연대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안 대표는 진화를 시도했다. 안 대표는 초·재선 의원 11명과 오찬에서 “당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통합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