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9일 서울 청계천 광통교 일대에서 열린 제20회 장기기증의 날 행사에서 한 기증인 가족이 장기기증인들의 캐리커쳐로 만들어진 ‘생명의 벽’을 살펴보고 있다./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생전에 장기나 인체조직을 기증하겠다고 희망자 등록을 했더라도, 유가족의 동의가 없으면 기증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가족을 잃어 경황이 없는 유가족이 선뜻 동의해주기도 힘들다. 이 때문에 어렵게 받아 둔 장기·인체 기증 희망등록서가 무위가 되는 경우도 많다.
질병관리본부는 13일 다른 선진국보다 떨어지는 장기·인체조직 기증 비율을 높이고자 ‘기증희망등록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자’는 메시지를 담은 홍보영상을 만들어 온라인 홍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 인구 100만명당 뇌사 기증자는 9.96명으로 스페인(36명), 미국(28.5명), 이탈리아(22.52명) 등과 비교해서 크게 떨어진다. 장기 기증을 희망하는 사람의 수도 적지만, 가족에게 알리지 않아 불가능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질병관리본부 장기기증지원과 관계자는 “똑같이 장기·인체기증을 희망했더라도 ‘가족에게 알린 사람의 실재 기증비율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18배 이상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3가지 버전으로 홍보영상을 제작해 14일부터 3주간 매주 1편씩을 본부 페이스북, 홈페이지에 올리고 네이버 포스트, 유튜브, 삼성화재 옥외전광판 에도 제공한다.
해당 영상을 개인 블로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공유하고 질병관리본부 페이스북 게시물에 댓글을 남기면 추첨을 통해 가족 여행 상품권(100만원), 백화점 상품권(10만원) 등 푸짐한 경품도 줄 계획이다.
한국에서는 장기 및 인체조직 기증자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이식대기자보다는 여전히 부족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신장과 간장, 췌장, 심장, 폐 등의 장기기증자는 2013년 2422명, 2014년 2476명, 2015년 2567명, 2016년 2865명 등으로 증가세다. 특히 뇌사 장기 기증자는 2013년 416명, 2014년 446명, 2015년 501명, 2016년 573명 등으로 늘었다.
뼈와 연골, 근막, 피부, 인대, 심장판막, 혈관 등의 인체조직 뇌사 기증자도 2013년 128명에서 2014년 115명으로 줄었다가 2015년 148명, 2016년 157명으로 상승했다.
이식대기자는 2013년 2만6036명, 2014년 2만4607명, 2015년 2만7444명 등에 이어 2016년에는 3만286명으로 증가했다.
장기와 인체조직을 기증하길 원하면 장기이식관리센터 홈페이지(▶바로가기)에서 본인이 공인인증서 또는 휴대폰 인증을 통해 신청하거나 전국 보건소와 의료기관 등 422개 등록기관을 방문해 직접 기증희망자 등록신청서를 쓰면 된다.
본인이 신청서를 직접 작성해 장기이식관리센터(☎02-2628-3602)로 우편(서울 영등포구 버드나루로14가길 24) 또는 팩스(02-2628-3629)로 보내도 된다. 다만, 미성년자는 법정대리인 동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