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공동 세미나 “합리적 진보·개혁적 보수 빅텐트 쳐야”
박지원 “명분·실리 없는 통합논의, 저능아들이나 하는 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사진)가 16일 “(바른정당과) 연대 내지는 통합으로 가는 것이 우리가 처음 정당을 만들었을 때 추구한 방향과 같다”고 밝혔다. 통합 명분으로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 중심의 빅텐트론’을 내세웠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이 참여하는 국민통합포럼은 양당의 연대·통합에 장애물로 지목된 햇볕정책과 지역주의를 주제로 합동 세미나를 열었다.
중도 통합으로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뜻이지만, 각당 내부 반발 등이 겹쳐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안 대표는 ‘한국 정치와 다당제’를 주제로 한 덕성여대 특강에서 바른정당과 통합 가능성 질문에 “제3지대 합리적 개혁정당의 정체성을 가진 두 당이 분산되면 둘 다 생존하기 힘들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당내 반발을 딛고 바른정당과 연대·통합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안 대표는 강연에 앞서 배포한 강연문에서도 “양당 구도 회귀를 저지하고 집권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합리적 진보, 개혁적 보수가 중심이 되는 합리적 개혁세력 연대·통합의 빅텐트를 쳐야 한다”며 “영호남 대통합의 길이 있고, 이념과 진영을 뛰어넘는 중도정치로의 열망이 있다”고 했다.
양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국민통합포럼 조찬 세미나를 열어 통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햇볕정책에 대한 찬반을 떠나 적대적 대북정책을 지향한 정권은 없었다”며 “햇볕정책을 갖고 논란을 가질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같은 당 이언주 의원은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의 묵은 갈등을 뛰어넘어 실용적인 정치세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지역정치 패권 청산을 위한 양당의 선거 연대가 이제는 실질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싱크탱크인 바른정책연구소 최홍재 부소장은 “적대적 양당 구조가 사라져 지역주의를 극복할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다.
토론회엔 국민의당 11명, 바른정당 4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국민의당에서 안 대표 측이 오는 21일 당의 진로를 결정하는 끝장토론을 앞두고, 바른정당과 연대·통합 논의를 대세로 만들려 한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에선 자유한국당 복귀보다 국민의당에 가까운 인사들이 주로 참석했다.
그럼에도 두 당의 연대·통합은 갈 길이 멀다.
국민의당 호남 중진인 박지원 전 대표는 교통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바른정당과 연대·통합 논의는) 명분상도 그렇고 정치적 실리 면에서도 조금 저능아들이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바른정당은 한국당 복귀를 원하는 의원들이 더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