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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그림

입력 2017.11.21 20:45

수정 2017.11.2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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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는 국내 대표적인 화가들의 작품이 걸려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지금까지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 목록을 구체적으로 공개한 적이 없다. 목록이 공개되면 미술품의 가치와 작가 인지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청와대 비서실이 보유한 미술품은 600여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고 권력기관인 만큼 최고 수준 화가의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작가 이름이나 작품명, 제작연도 등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 작품’도 적지 않다. 청와대에는 월전 장우성(1912∼2005)의 작품이 가장 많이 걸려 있다고 한다. <운봉(雲峰)> <가을> <매화> <국화> <송학> 등 20여점에 달한다. 장우성은 100원짜리 동전 앞면에 있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표준 영정을 그린 작가다. 친일화가였던 이당 김은호의 제자인 그는 2003년 11월 <아슬아슬>이란 작품속 한시(漢詩)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갈 지(之)자로 운전하는 초보운전자”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청와대가 보유하고 있는 미술품 중 최고가는 전혁림(1915~2010)의 <통영항>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달청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 9월 <통영항>을 1억5000만원에 구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색채의 마술사’‘바다의 화가’로 불렸던 전혁림이 91살 때 통영 앞바다 풍경을 그린 <통영항>은 가로 7m, 세로 2.8m의 대작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극찬한 작품이다. <통영항>은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인 2008년 3월 서울미술관으로 옮겨졌다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말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으로 보내졌다. 그러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다시 청와대 인왕실에 걸렸다.

최근 청와대 본관 입구 벽에 임옥상의 <광장에, ‘서’>가 설치됐다. 지난해 겨울 광화문광장의 촛불집회를 주제로 한 가로 16.2m, 세로 3.6m의 대작이다. 박근혜 정부 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던 임 작가는 촛불집회의 다양한 장면을 108개의 작은 캔버스에 각각 그려 하나로 연결했다. 미술에 조예가 깊은 김정숙 여사에게 작품 얘기를 전해들은 문 대통령이 임 작가에게 대여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세상 보는 눈이 다르면 그림 보는 눈도 다르다. 정권 교체가 곧 그림 교체이기도 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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