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법 통과에 ‘오열’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회원들과 가습기 살균제 참사 전국네트워크 관계자들이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사회적 참사법’이 통과되자 본회의장 방청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사회적 참사법)이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선진화법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돼 본회의 문턱을 넘은 첫 사례다. 이에 따라 내년 초 세월호 참사 및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진상을 규명할 특별조사위원회가 활동할 수 있게 됐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 표결에서 재석 의원 216명 중 찬성 163·반대 46·기권 7명으로 사회적 참사법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사회적 참사법은 박근혜 정부 때 활동한 1기 세월호 참사 특조위와 가습기 살균제 사건 국정조사 특위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제대로 완료하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세월호 변호사’로 유명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지난해 12월23일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했고, 330일의 계류 기간을 넘겨 본회의에 상정됐다.
법에는 1기 특조위 때처럼 활동 개시가 지연되거나 국회가 특검 처리를 뭉개지 못하도록 여러 장치를 뒀다. 특조위원 9명 중 6명이 구성되면 자동으로 활동을 시작하도록 한 조항, 특조위가 특별검사 수사를 요청하면 3개월 후 국회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게 하는 ‘특검 패스트트랙’ 조항이 대표적이다.
특조위는 ‘2기 특조위’로 불리는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소위와 가습기 살균제 사건 진상규명 소위, 안전사회 소위, 지원 소위를 뒀다. 피해자의 신청을 받아 조사를 개시하고 조사를 마치면 3개월 내에 종합보고서를 작성해 국회와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조사 대상에 동행명령장을 발부할 수 있고 고발 및 수사 요청, 감사원 감사 요구도 할 수 있다.
법안 공포와 특조위원 임명 기간을 고려하면 특조위는 내년 1월에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특조위원 추천은 여당이 4명, 야당이 4명(자유한국당 3명·국민의당 1명), 국회의장이 1명씩 맡는다.
특조위 활동 기한은 1년이지만 필요한 경우 1년 연장할 수 있다.
앞서 여야는 법안의 구체적 문구를 두고 전날 밤늦게까지 협상을 벌여 합의안을 도출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은 찬성 당론으로 표결에 임했다. 한국당은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와 지역구에 단원고가 있는 박순자·황영철 의원 등 3명만 찬성하고 나머지는 불참하거나 반대·기권 표결했다. 바른정당은 11명 중 유승민 대표와 오신환·유의동·이혜훈 의원 등 4명이 찬성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본회의 후 국회 본관 앞에서 세월호 유가족들과 법안 통과를 기념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한 점 의혹 없이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첫발을 내디뎠다”며 “안전사회를 바라는 국민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는 “부결될까 염려돼 전광판을 체크하다가 정작 제가 표결을 망각했다”(페이스북)며 본회의 후 서면 제출을 통해 기권을 찬성으로 수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