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똥구리 50마리 구합니다. 5000만원 드립니다!’
‘대륙사슴 5마리, 2억에 들여올 분 찾습니다!’
이 수상한 공고를 낸 곳은?
다름아닌 ‘환경부’였습니다.
대체 무엇에 쓰시려고...
환경부는 경북 영양에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를 짓습니다.
이곳에서 소똥구리, 대륙사슴, 금개구리, 나도풍란을 복원할 계획인데요.
문제는 금개구리, 나도풍란은 구했는데
10년간 남한 전역을 뒤졌지만 소똥구리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대륙사슴도 마찬가지고요. 거의 멸종된 탓이지요.
다행히 아직 소똥구리는 몽골에서, 대륙사슴은 러시아·중국·북한에서 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동물들을 사들여 올 동물무역상을 구하기 위한 공고였다는데요.
뒷발로 소똥을 공처럼 말아 굴리는 소똥구리
흔하디 흔했던 소똥구리는 왜 찾을 수 없게 됐을까요?
원인은 바로 ‘소똥’에 있었습니다.
1970년대 후반부터 항생제를 먹여 소를 키우기 시작했는데,
소똥구리는 항생제를 먹은 소의 배설물을 먹으면 죽어버립니다.
대륙사슴은 흔히 ‘꽃사슴’이라고 하는데요.
요즘 농가에서 볼 수 있는 꽃사슴은 일본이나 대만산으로 한반도 고유종은 아닙니다.
일제가 대륙사슴을 ‘유해 조수’로 지정하고 다 잡아버린 것이 멸종의 결정적 이유로 추정됩니다.
생물종을 들여오는 데는 복잡한 절차가 필요합니다.
대륙사슴은 러시아와 2년 반에 걸쳐 협의 끝에 들여오게 됐습니다.
‘구매가 2억원’은 이미 협의된 사슴을 ‘안전하게’ 들여오는 비용입니다.
자체 비행기도 띄워야 하고 각종 검역도 통과해야 하거든요.
소똥구리는 낙찰 받은 계약자가 직접 몽골에 가서 구해와야 합니다.
하지만 여행객이 직접 채집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환경부
“검역 당국이 제시하는 조건에 맞춰 금지품수입허가증명서 등을 발급받을 수 있는 전문 무역업자만 입찰이 가능합니다.”
모든 난관을 거쳐 소똥구리와 대륙사슴을 납품(?)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 있습니다.
이 녀석들이 복원센터 추진단에 넘겨진 뒤 한 달 이상 살아있어야 약속받은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참, 힘들죠?
물론 이번에는 소똥구리를 위해 방목해 키운 소의 좋은 ‘똥’을 공급받아 냉장고에 보관해 둘 예정이라고 하니, 잘 살겠죠?
■참고기사
[송윤경의 똑딱똑딱]환경부가 ‘소똥구리 5000만원어치 삽니다’ 공고 낸 이유는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12061549001&code=94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