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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통신위원회, 망중립성 정책 폐기하기로…산업경쟁력 제고인가 인터넷 자유 포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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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통신위원회, 망중립성 정책 폐기하기로…산업경쟁력 제고인가 인터넷 자유 포기인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망중립’ 정책 폐기를 위원 표결에 부친 14일(현지시간), 이에 항의하는 이모티콘 포스터가 워싱턴 FCC 건물 바깥 말뚝에 붙어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망중립’ 정책 폐기를 위원 표결에 부친 14일(현지시간), 이에 항의하는 이모티콘 포스터가 워싱턴 FCC 건물 바깥 말뚝에 붙어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14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도입한 ‘망중립’ 정책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인터넷 접근성은 떨어지고 소비자 부담만 가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FCC가 이날 망중립 정책 폐기를 위원 표결에 부쳐 찬성 3표, 반대 2표로 통과시켰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2015년 오바마 정부가 도입한 망중립 정책은 합법적인 사이트나 앱인 이상 인터넷 서비스 제공 사업자(ISP)가 임의로 사용자 접근을 차단하거나 접근 속도를 느리게 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특정 사이트나 앱 접근 속도를 높여 더 많은 요금을 받는 행태도 금지시켰다. 이날 FCC 결정으로 ISP의 권한은 확대되고 이에 따른 추가요금 부과도 가능하게 됐다.

이날 표결 뒤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인터넷에 자유를 되찾아줬다”고 말했다. 파이는 이번 표결로 여러 혁신적인 조치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ISP들이 본격적으로 인터넷 속도 높이기 경쟁에 뛰어들면서 도심외곽지역의 느린 인터넷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했다.

FCC는 산업경쟁력 제고차원에서 망중립 폐기를 옹호하지만 ISP업체들이 많지 않아 소비자 선택의 폭이 좁고, ISP들이 수익성에만 골몰해 인터넷 공간 전반의 개방성이나 접근성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훨씬 많다. ISP가 인기있는 사이트나 앱 접근속도를 높인다면서 다른 사이트나 앱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고 속도를 현저히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ISP 자체 판단에 따라 정치적인 의견 등을 자유롭게 개진하는 일부 사이트 접근이 차단될 수도 있다.

이날 표결이 진행되기 전부터 워싱턴에 위치한 FCC 건물 주변에는 표결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몰려들었다. 표결 결과 발표 직후, 에릭 슈나이더만 뉴욕 주정부 법무장관은 FCC 결정에 반대하는 소송을 진두지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슈나이더만은 트위터에 “뉴욕시민들과 모든 미국인들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터넷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글과 함께 FCC 결정을 비난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망중립 정책 폐기로 미국 내 소비자들의 부담만 더 늘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으로 ISP들은 동영상·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소셜미디어 등 데이터를 많이 소모하거나 필수적인 일부 앱·사이트 사용권한을 패키지로 묶어 팔 수 있다. 초고속 서비스 제공 등을 이유로 지금보다 훨씬 높은 요금을 부과할 가능성도 있다.

넷플릭스 미국 본사 트위터

넷플릭스 미국 본사 트위터

ISP들이 망중립 정책 폐기를 ‘경쟁업체 죽이기’에 악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 인기 동영상서비스가 ISP들의 주요 공격목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CNN, 뉴욕타임스 등은 자체 동영상서비스를 제공하는 ISP가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인기 동영상서비스 접근·이용 속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넷플릭스 미국 본사는 트위터에 “넷플릭스는 많든 적든 FCC의 잘못된 결정에 반대하는 혁신가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선전포고를 했다.

미국의 결정은 다른 나라 정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영국에 본사를 둔 단체 ‘오픈라이츠그룹’의 짐 킬록은 “미국 다음은 유럽”이라면서 “유럽에서 망중립성 정책은 충분히 강하게 실행되지 않고 있고, 페이스북 등 특정 인기 앱을 패키지로 묶어 파는 사업자들에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포르투갈의 이동통신사업자 MEO는 접근할 수 있는 앱 숫자가 많을 수록 더 많은 요금을 내는 패키지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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