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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썩은 사과

입력 2018.01.01 21:04

수정 2018.01.0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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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플사는 한때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 등 내놓는 제품마다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켰다.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통찰의 리더십’은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전범이 됐다. 잡스는 창업 초기 “소비자들이 만족하지 않는 제품은 시장에 내놓지 않겠다”며 고객 지향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절대적 지지는 애플의 겸손을 앗아갔다. ‘열린 경영’을 외면하고 폐쇄주의를 고수했다. 소비자들의 불만에도 귀를 닫았다. 애플 제품을 쓰려면 불편과 고통은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는 오만한 태도로 일관했다.

애플의 ‘오만한 민낯’은 2010년 아이폰4 수신불량 논란이 불거졌을 때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아이폰4를 쥐는 방식에 따라 수신강도가 떨어지는 ‘데스 그립’ 현상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됐지만 애플은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지 않았다. 제품 결함을 인정하지 않고 “아이폰4는 제대로 쥐어야 수신강도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변명만 늘어놨다. 그뿐 아니다. 애플은 한국의 음악 애플리케이션을 무단삭제하고도 태연했다. 아이튠즈가 해킹돼 일부 가입자들의 금전적 피해가 발생했을 때도 수수방관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애플을 ‘썩은 사과’로 지칭한다. 그린피스가 매년 전 세계 14개 전자제품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친환경 전자업체 가이드’에서 꼴찌를 차지하는 기업이 애플이기 때문이다.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의도적으로 떨어뜨린 사실이 드러난 애플이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애플은 이례적으로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배터리 교체 비용으로 1인당 50달러를 보상하겠다고 했지만 소비자들의 분노를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는 9999억달러(1067조원) 규모의 집단 손해배상소송이 제기돼 있다. 이스라엘· 프랑스·호주의 소비자들도 소송에 가세했다. 한국에선 2일 현재 24만명이 넘는소비자들이 집단소송 의사를 밝혔다. 이번 집단소송은 단순히 배터리나 기기 성능 결함 때문만이 아니다. 겉으로는 혁신기업을 표방하면서도 오만의 극치를 보여온 애플에 대한 단죄의 성격이 짙다. 소비자들이 신뢰를 갉아먹은 ‘썩은 사과’를 먹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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