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길고양이에게 먹이주지 말라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길고양이에게 먹이주지 말라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입력 2018.01.11 09:10

수정 2018.01.11 12:55

펼치기/접기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말라는 내용의 아파트관리사무소 협조문 |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화면 캡처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말라는 내용의 아파트관리사무소 협조문 |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화면 캡처

“길고양이 사료 및 물주기 근절을 위해 홍보하여 왔으나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주거환경을 저해하는 동물의 먹이주기는 삼가시기 바라며….”

서울 용산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협조문을 지난해 11월 게시했다. “차량훼손, 배관훼손, 환경오염, 안전사고 발생 등으로 입주민 생활에 많은 불편을 초래한다”는 이유였다. 이어 12월엔 “근절이 안 되고 있다”면서 길고양이 돌봄으로 인한 환경오염, 시설물파괴를 다시 언급했다. 첫 협조문에선 비둘기도 거론했지만 12월 협조문을 보면 타겟이 ‘길고양이 보호활동’임이 명확해진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가 한 시민의 제보로 9일 공개한 내용이다.

길고양이 돌봄 활동을 반대하는 이들은 이 협조문과 같이 ‘다른 주민이 피해를 입는다’는 논리를 자주 내세운다. 하지만 이 아파트에서 고양이 돌봄활동을 해 온 제보자는 “잡히지 않는 2마리를 제외하고 전부 TNR(중성화)했고 번식을 할 수 없으니 개체수는 오히려 줄고 있다”면서 “먹이도 밤에 주고 새벽 출근길에 바로 치우기 때문에 먹이가 남아 부패하거나 해충이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길고양이 돌봄 활동이 다른 주민들에게 피해를 초래하느냐는 사실 오래된 논쟁거리다. 고양이 먹이가 길가에 버려져 있는 등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은 문제라면 그나마 갈등 해소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봉사자가 청소 뿐 아니라 중성화수술로 개체수를 줄이는 등의 노력을 다하는데도, 고양이 돌봄 그 자체가 다른 주민에게 폐를 끼친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경우엔 갈등을 풀기가 어렵다.

일단 카라 측은 서울 용산의 이 아파트를 직접 찾아가 ‘길고양이, 새, 해충이 모여든다’ ‘먹이 잔여물이 부패한다’ ‘아파트 시설물이 훼손된다’는 관리사무소 측 주장의 사실관계를 살폈다.

카라 활동가들은 1시간여 동안 단지 내를 살피는 동안 새를 5마리 확인했다. 또 단지 내 두곳에서 고양이가 새를 사냥한 흔적이 발견돼 오히려 길고양이에 의해 조류 개체수가 조절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길고양이에 준 먹이의 부패로 인한 피해는 사실일까. 카라 활동가들은 이곳의 ‘케어테이커’들이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공간인 단지 내 정자를 찾았다. 카라 활동가들은 이곳에서 먹이 잔여물이나 해충은커녕 고양이 흔적조차 발견하지 못했다. 카라는 길고양이 돌봄활동을 펼치는 자원봉사자들을 ‘캣맘’이나 ‘캣대디’가 아니라 ‘케어테이커(Caretaker)’라고 부른다.

카라 활동가들은 또 시설물 훼손 주장의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아파트 지하실 창문과 배관을 살폈으나 훼손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고 구체적인 상황 파악을 위해 경비원도 인터뷰했다. 경비원 세 사람은 각각 “고양이는 거의 안보인다” “가끔 보이지만 새끼고양이는 보지 못했다” “어쩌다 한마리씩 보인다. 이 아파트는 고양이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주민과 상인들의 답변도 대동소이했다.

카라는 현장조사를 끝낸 후 “관리사무소 협조문이 부당하고, 오히려 주민들의 갈등을 유발한다고 판단해” 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에 해당 협조문의 게시 중단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상태다.

물론 카라 활동가들이 방문조사로 확인하지 못한 이 아파트 주민들의 피해사례가 있을 수도 있다. 또 길고양이에 대한 호오가 갈리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생명을 보살피려는 노력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으며 돌봄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길고양이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길고양이 돌봄을 둘러싼 주민들간 갈등을 해결할 길은 없을까.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