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의병 운동을 주도한 화서학파 유학자들이 수양을 하던 ‘옥계구곡(玉溪九曲)’의 위치가 모두 확인됐다. 옥계구곡은 유학자 유중교와 김평국, 유인석 등이 경기 가평군 승안천을 따라 가며 있는 경관이 빼어난 9곳을 가리켜 붙인 이름이지만 일부만 그 위치가 확인된 상태였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산림역사 고찰을 통한 산수문화 발굴·활용 연구’로 옥계구곡의 위치를 모두 찾아냈다고 1일 밝혔다. 옥계구곡은 항일의병의 사상적 기반을 제공한 유학자 유중교가 김평국·유인석 등과 함께 1876년 ‘가릉군옥계산수기(嘉陵郡玉溪山水記)’라는 시문을 통해 소개한 곳이다.
가릉군은 가평군의 옛 이름이다. 이곳에 있는 옥계구곡은 지금도 옥계구곡, 용추구곡, 용추계곡 등으로 불리고 있지만, 9곡 중 일부의 정확한 장소가 확인되지 않았었다.

옥계구곡 중 제6곡인 ‘추월담(秋月潭)’. 옥계구곡 중 가장 아름다운 장소로, ‘가릉군옥계산수기(嘉陵郡玉溪山水記)’에는 ‘달까지 뜨면 더 없이 아름다웠다’고 기술돼 있다. |국립수목원 제공
유중교 등이 서술한 9곡은 1곡 ‘와룡추(臥龍湫’, 2곡 ‘무송암(撫松巖)’, 3곡 ‘탁영뢰(濯纓瀨)’, 4곡 ‘고슬탄(鼓瑟灘)’, 5곡 ‘일사대(一絲臺)’, 6곡 ‘추월담(秋月潭)’, 7곡 ‘청풍협(靑楓峽)’, 8곡 ‘귀유연(龜游淵)’, 9곡 ‘농원계(弄湲溪)’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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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곳은 연인산도립공원으로 지정돼 있으며, 여름 피서객들이 즐겨 찾는 장소다. 국립수목원은 옥계구곡의 정확한 명칭을 알리기 위해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등록할 계획이다.

옥계구곡 위치도 |국립수목원 제공
이유미 국립수목원장은 “옥계구곡은 조상들이 마음을 수양하는 장소였으며, 화서학파의 항일의병 투쟁 정신의 기반이었던 장소”라며 “이번에 찾은 9곳의 정확한 위치와 이름이 가지는 문화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알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