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4일 ‘한반도의 봄’

김광호 기자

[오래전 ‘이날’]은 1958년부터 2008년까지 10년마다의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 합니다.

[오래전 '이날']3월14일 ‘한반도의 봄’

■2008년 3월14일 제 3국에서 만난 북·미

[오래전 '이날']3월14일 ‘한반도의 봄’

이명박 정부 출범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2008년 3월14일 경향신문 2면 하단에 실린 기사는 북한 핵프로그램 폐기와 양국관계 개선을 위한 미국과 북한의 제3국 접촉 소식을 전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상이 스위스 제네바의 미국 대표부 건물에서 만나 양자회담을 합니다. 이들은 1년 6개월쯤 전 9·19 공동성명을 도출해낸 북핵 6자회담의 주역들입니다. 2007년 북한 영변의 핵 재처리 시설 불능화 등 이른바 ‘10·3 합의’를 만든 주역들이기도 합니다.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 이후 ‘행동 대 행동’의 북핵 문제가 난관에 처할 때마다 이들의 양자회담으로 돌파구를 만들며 전진해왔기에 이들의 만남은 주목받았습니다. 하지만 2면 하단의 작은 위치에서 보듯 9·19공동성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6자회담을 통한 북핵 해결의 로드맵은 점점 암울해지던 시점이었습니다. BDA 이후 북한의 불만과 불신이 커지고 조지 부시 미국 정부는 임기를 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정부도 보수 성향의 이명박 정부로 바뀌면서 점점 동력이 떨어지던 상황이었습니다. 실제 기사에서 보듯 북·미는 ‘핵신고 내용’을 두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입니다.

이들의 양자회담 3개월 뒤인 2008년 6월 영변 핵시설 냉각탑을 폭파하는 이벤트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당시 미국은 북한 핵 검증을 위해 시료 채취를 요구했지만 북한의 거부로 사실상 실패합니다. 2010년 3월 천안함 침몰사건 이후 정부의 5·24 조치 등으로 남북 관계와 북미 대화는 완전한 단절 상태로 돌입하게 됩니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정부 동안은 북핵 해결의 시간표 속에서 ‘잃어버린 9년’ 이었습니다. 10년 전 북·미가 ‘핵신고 각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인 때만 해도 북한의 핵은 미래형이었지만, 이제 그 잃어버린 9년 동안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고도화하면서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는 현재형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렇게 10년 만에 한반도는 다시 깊은 위기에서 극적인 봄의 가능성을 마련했습니다. 북·미 정상이 만나 담판을 짓는 상황이 현실로 거론됩니다. 올 봄은 한반도 역사에서 ‘희망의 봄’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요.

■1998년 3월14일 ‘다시 찾은 펜’

[오래전 '이날']3월14일 ‘한반도의 봄’

김대중 정부 출범과 함께 단행한 ‘3·13 대사면’을 통해 소설가 황석영씨가 석방됐습니다. 1993년 4월30일 밀입북 혐의로 구속수감된 지 4년11개월 만이었습니다. 황씨는 1989년 남한 작가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해 평양 범민족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이후 4년 동안 해외에서 체류하다 1993년 4월27일 귀국과 동시에 연행됐습니다.

국제사면위원회 등 인권단체는 구속된 그를 한국의 대표적 양심수로 꼽고 석방을 줄기차게 요구했습니다. 이 때문에 그의 석방은 김대중 정부로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룬 한국 민주주의 승리의 결과물로 평가받았습니다.

그는 대하장편소설 <장길산>을 비롯해 <객지> <무기의 그늘> 등 투철한 역사의식을 탁월하게 문학적으로 용해시켜온 대표적 작가였습니다. 그는 방북사건과 이후 독일 체류, 옥중 생활 속에서 구상한 장편소설 <오래된 정원>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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