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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흠의생활 속 회계이야기]기업들의 성적표 ‘감사보고서’

  • 박동흠 | 현대회계법인 공인회계사
[박동흠의생활 속 회계이야기]기업들의 성적표 ‘감사보고서’

지난달 30일을 끝으로 12월이 결산기인 상장법인의 2017년 감사보고서 발행이 마무리됐다. 1년간 회사들의 경영성과를 똑같은 기업의 언어인 회계로 집계해 공시하는 때라 요즘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신을 제공한 은행, 기업의 수많은 주주들과 감독기관 등 할 것 없이 기업들의 감사보고서에 나온 내용들을 훑어보기에 바쁘다. 회계감사 결과 적정의견을 받았는지, 지난해에 비해 실적은 나아졌는지, 재무구조는 개선되었는지 등 봐야 할 부분이 많다.

지난해에도 열심히 영업활동을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재무제표도 회계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표시했다는 적정의견을 받았다면 이해관계자들은 한시름을 덜 것이다. 만약 실적이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적정의견도 받지 못했다면 주주들과 채권자들은 당혹감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기업의 감사보고서는 모든 사람들이 손꼽아 기다리며 받아보는 성적표와 같다.

올해는 예년보다 감사의견 거절로 인해 상장폐지 대상이 된 기업들이 유독 많아 보인다.

예전에는 계속되는 적자와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계속기업가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감사의견 거절의 주요 레퍼토리였는데, 올해는 다른 이유로 인해 의견 거절 표명된 사례가 많다. 올해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기업들 중 비교적 규모가 큰 파티게임즈, 에프티이앤이, 에임하이, 감마누, 디에스케이 등 5개 기업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무려 1조원이 넘는다. 그리고 이들 기업의 재무제표상 자본총액도 완전자본잠식과는 거리가 한참 멀어 보인다. 멀쩡해 보이고 기관투자가와 외국인까지 투자하는 다소 규모가 있는 기업들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대상이 되었으니 주주들은 돈을 다 잃게 생겼고, 멀쩡하던 주식도 곧 휴지조각이 될 위험에 처했다.

이렇게 의견 거절을 받은 기업들의 감사보고서를 열어 의견 거절 근거를 찾아 읽어보면 공통적으로 보이는 문구들이 있다. 자금지출과 관련하여 내부통제가 미비하다는 것과 자금 흐름 및 거래 상대방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감사증거를 제시받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회사의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내역에 대한 확인이 안된다는 점 등이 주로 서술되어 있다.

이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보면 또 하나 공통점이 발견되는데 바로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소위 ‘메자닌 금융상품’을 많이 발행했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전환사채 같은 메자닌 금융상품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해당기업의 전환사채를 인수한 투자자는 그 기업의 주가가 올라가면 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고,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 전환 대신 만기까지 기다렸다가 사채의 원리금을 상환받을 수 있기 때문에 예금보다 수익률이 높고 위험도 덜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최근 수년간 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메자닌 상품으로 많이 몰렸다. 이렇게 메자닌 상품에 대한 수요가 풍부하다 보니 작은 중소 상장기업들이 그 어느 때보다 자금을 조달하는 게 용이했다.

자금지출 관련 내부통제 미비점이 발견되고 특수관계자 범위 및 거래내역에 대한 감사증거를 제출하지 못해 의견 거절을 받은 시가총액 2000억원이 넘는 중소 코스닥기업인 ㄱ사의 사례를 보면 2017년에 약 800억원을 메자닌 금융상품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기업 규모 대비 큰 금액의 자금을 이렇게 조달했는데, 자금지출 관련 내부통제 미비점이 발견되어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으니 어쩌면 큰돈을 관리할 능력조차 안되는 기업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너무 큰돈이 들어와서 엉뚱한 생각을 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재무정보이용자 입장에서는 회사의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경영진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방법이 없다.

결국은 주기적으로 발행되는 재무제표를 보면서 재무상태, 실적, 자금조달 방법 등을 체크하고 기업의 주요 공시를 찾아보며 미연에 방지하는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의 첫걸음은 전자공시시스템과 재무제표 공부이다. 탄탄한 방패부터 준비해야 막대한 금전적 손실 없이 성공적인 재테크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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