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없는데 영화나 보지 뭐!’ 과연 앞으로도 부담없이 영화를 볼 수 있을까? 영화 관람료가 만만치 않은 때가 오고 있다. CJ CGV가 4월11일부터 티켓값을 1000원 인상한다.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다른 영화관도 관람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어 줄줄이 인상이 전망된다. 게다가 만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치킨’도 다음달부터 배달서비스가 유료화(교촌치킨 건당 2000원) 한다.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에 ‘미세먼지’가 낀 격이다.
2016년 관객 천만영화 <부산행>
2017년 천만영화 <택시운전사>
2018년 천만영화 <신과함께 -죄와 벌>
■영화 관람료 어떻게 오르나
관람료는 주중, 주말, 시간별, 좌석에 따라 다르다. 병원 진료비와 약값이 평일과 주말 다른 것과 마찬가지다. CGV 영화 관람료는 이번 인상으로 2D 기준 주중(월~목)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 스탠다드 좌석의 경우 9000원→1만원, 주말(금~일)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1만원→1만1000원이 된다. 3D, 아이맥스(IMAX), 4DX 등 특별관 가격도 각각 1000원씩 오른다. 통신사·카드사 할인이나 무료 이벤트가 있긴 하지만 주말 2인 기준 2만2000원, 4인이면 4만4000원이 되는 셈이다.
미래에셋대우 관련 자료를 보면 국내 영화관 사업자들은 과거 3차례 걸쳐 관람료를 인상했다. 2009년 하반기에 일괄 인상한 데 이어 2013~2014년 시간·요일별 가격을 달리하는 탄력요금제를 도입(주중 8000원→9000원, 주말 9000원→1만원)했다. 2016년에는 좌석별 가격 차등제를 도입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CGV는 2016년 3월 가격 차등제를 시행하면서 관람료를 ‘깨알처럼’ 세분화했다.
조조, 주간, 프라임, 심야 시간대 구분에서 모닝(오전 10시 이전), 브런치(10시~13시), 데이라이트(13시~16시), 프라임(16~22시), 문라이트(22시~24시), 나이트(24시 이후)로 개편했다. 좌석 위치에 따라서 이코노미존(-1000원), 스탠다드존, 프라임존(+1000원)으로 나눴다. 앞의 기준은 이번 인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관람료 인상은 정당한가
CGV는 “임차료 인상, 관리비 증가, 시설 투자비 부담 지속” 등을 인상요인으로 꼽는다. CGV 관계자는 “2010~2017년 동안 물가상승률은 13%인 반면 영화 관람료는 2010년 대비 155원 인상(1.98%)으로 상승폭이 크지 않다”면서 “지난해 기준 평균 관람료는 7989원이다”고 말했다. 또 “2013년부터 최근까지 국내 영화관람객 수는 연간 2억1000만명으로 정체 상태인데 영화관은 쇼핑몰 입점 등으로 증가 추세여서 수익이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2016년 기준 국내 영화 관람료는 글로벌 평균의 95% 수준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평균관람료를 보면 한국의 영화 관람료는 일본, 홍콩, 이스라엘, 영국, 독일, 스웨덴,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호주 등에 비해 낮다. 반면 중국, 싱가포르, 스페인, 터키 등에 비해서는 높은 편이다. 지난해 빅맥지수 기준 ‘국가별 물가 대비 영화 관람료’를 따져보면 한국은 평균 아래로 낮은 편이다.(대신증권, 미래에셋대우 분석자료 참조) 하지만 관람 횟수로 보면 한국인은 다른 나라에 비해 영화를 자주 본다. 한국의 1인당 연평균 관람횟수는 4.2회다. 글로벌 평균 1.9회의 두 배를 넘어선다. 그만큼 체감하는 인상 부담이 크다는 얘기다.
엔터테인먼트 산업 관련 전문가들은 영화 관람료가 2~3년 주기로 오를 것으로 본다. 특히 홈비디오 시장, OTT(Over The Top·전파나 케이블이 아닌 범용 인터넷망으로 영상 콘테츠를 제공) 플랫폼 등 극장산업의 대체재가 급성장 하면서 기존 영화관 사업의 수익하락에 따른 관람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관람료 인상을 두고 “부당한 인상”이라며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 1.9%, 2018년 예상 소비자물가상승률 1.7%에 비춰보면 기존 티켓 가격의 10% 수준인 1000원 인상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 왜 올렸을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나비효과?
영화 관람료 인상은 올 하반기쯤으로 예상돼왔다. 그런데 왜 이달 서둘러 인상했을까. 증권가에서는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개봉시점과 맞물린 거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미래에셋대우는 보고서에서 “당초 인상 기대 시점은 하반기. 이에 비해 2개월 이상 이르며 특히 최대 기대작 어벤져스3 개봉 이전 시점이라는 점에 주목. 대작 특유의 특화관 맞물려 2018년 실적에도 영향력 있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도 “4월 중에는 전세계적으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개봉될 예정으로 2분기 실적 개선을 견인할 전망”이라고 봤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감독 안토니 루소)는 11년 간 18편의 작품으로 전 세계 흥행 수익이 한화 기준 약 15조원을 달성한 마블 스튜디오의 빅히트작이다. 국내 총 누적관객수 약 8400만명 기록도 갖고 있다. 국내 개봉일은 4월25일이다.
마블 스튜디오
마블 스튜디오
CGV는 지난달 페이스북을 통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메인 예고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완전체가 된 어벤져스와 최강의 빌런 타노스가 펼치는 압도적 대결을 스펙터클하게 담아내 선보였다. 영화팬들 사이에서는 아이언맨이 입은 신상 슈트가 벌써부터 화제다. 제작진이 공개한 22명의 히어로 캐릭터 포스터 속 아이언맨은 ‘블리딩 엣지 아머’를 착용하고 있다. ‘블리딩 엣지’로 불리는 기술이 적용된 이 슈트는 분자 단위 조종이 가능해 몸 속에 슈트를 보관하다가 뇌파 인식으로 꺼낼 수 있다. 상황에 맞는 무기나 장비를 필요시 바로 만들어낼 수 있어 아이언맨 슈트 중 최강으로 꼽힌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개봉 시점과 맞물린 관람료 조기 인상설에 대해 CGV 관계자는 “가격 정책은 신중히 오랜기간 검토하는 사안으로 영화 한편에 영향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끝으로 가장 값싸게 영화를 보는 비법이 있을까, 묻자 “예나 지금이나 조조할인(주중 오전 10시 이전 7000원)을 이용하는 것이 최고”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