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25일 댓글정책 변경안을 내놨다. 기사 1건당 아이디 하나로 작성할 수 있는 댓글 한도를 기존 20개에서 3개로 줄이고, 댓글 공감수를 무제한에서 50개로 축소하며, 댓글 작성 간격을 현행 10초에서 60초로 늘리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댓글 정렬 방식에 대해서도 5월 중순쯤 개선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댓글 어뷰징을 막기 위해 인공지능에 기반을 둔 이용자의 로그인 패턴 학습과 기계적 어뷰징이 의심되는 ID 차단 등 기술적 대응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댓글공작을 뻔히 알면서도 묵인·방조하고, 이로 인해 초래된 사회적 혼란을 인정한다면 스스로 책임을 묻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는 게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개편안을 보면 일단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심산이 여기저기서 읽힌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서 전혀 교훈을 얻지 못한 것 아니냐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네이버는 댓글공작을 하는 소수의 족쇄를 채우면 조작을 차단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드루킹이 아이디를 600개나 만든 것처럼 조작자들이 여러 계정을 가지고 댓글을 다는 상황에서 댓글 한도를 줄이고 시차를 두는 방식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더구나 매크로(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를 차단할 수 있는 방안도 내놓지 못했다. 10초에 한번씩 돌아가는 매크로를 60초에 한번씩 돌아가게 하는 식으로 알고리즘을 변경하면 여전히 댓글조작이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지금과 같은 대응으로는 제2, 제3의 드루킹 출현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시민들이 네이버에 요구하는 것은 면피성 대책이 아니라 기자 한 명 두지 않고 각종 신문·방송사로부터 뉴스를 공급받아 온라인 뉴스시장의 70%를 독점하고 인터넷 공론의 장을 관리하는 자로서의 책임 있는 자세이다. 이번 댓글조작 사건은 뉴스와 댓글 경쟁을 부추겨 자사 사이트에 더 오래 머물도록 하면서 돈벌이를 극대화하려다 비롯된 것이다. 당연히 뉴스 장사와 댓글 장사의 폐해를 막기 위한 훨씬 대담한 대책을 내놨어야 한다. 이미 언론사나 정치권에서는 네이버 사이트 내에서 기사를 읽고 댓글을 쓰는 인링크 방식 대신 네이버에서 기사를 링크하면 해당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하는 아웃링크를 해법으로 제시한 상태이다. 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미봉책만 계속 내놓는 것은 망가진 공론장에서 돈벌이를 계속하겠다는 오기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