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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붐에도 점유율 하락 ‘대한항공 위기’ 유가·금리 우상향에 ‘총수 일가 악재’까지

  • 박동흠 | 현대회계법인 공인회계사
[박동흠의 생활 속 회계이야기]여행 붐에도 점유율 하락 ‘대한항공 위기’ 유가·금리 우상향에 ‘총수 일가 악재’까지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의 갑질 사태 이후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만행이 속속 드러나면서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회사는 창립 57년 만에 최대 위기에 놓인 듯하다.

대한항공은 해외 항공사 및 저비용항공사(LCC)에 꾸준히 시장점유율을 잠식당하면서 숫자상으로는 이미 위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올라온 대한항공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국제선 시장점유율은 2017년 기준 21.7%로 꾸준히 하락 중이다. 저비용항공사의 영업이 활발하지 않았던 10년 전에 시장점유율이 37%대였는데 어느덧 20%도 위협받는 상황까지 왔다.

항공산업은 최근 수년간 저유가가 이어지면서 영업환경이 급격히 좋아졌다. 여기에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소확행’, 일과 삶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의미인 ‘워라밸’, 인생은 한 번뿐이라는 ‘욜로’ 트렌드까지 더해지며 여행산업은 그야말로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2017년 우리나라의 총출국자 수는 2484만명으로 2012년 1247만명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렇게 총출국자 수가 크게 증가했는데 대한항공의 매출액은 오히려 감소했다. 2012년 대비 2017년의 대한항공 매출액은 5% 줄어들었다. 대표적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의 매출액이 같은 기간 192% 성장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행히 저유가 기조로 인해 대한항공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398억원으로 2012년 3186억원 대비 195% 증가했다. 매출액이 감소해도 영업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료유류비가 유가 하락으로 인해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자연스럽게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제주항공의 동일 기간 영업이익 증가율 4604%에 비하면 대한항공의 영업이익 증가폭은 매우 작아 보인다.

문제는 2016년 2월에 바닥을 찍었던 유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이 2017년에 1조원 가까이 영업이익을 냈지만 사실 이 수치는 2016년에 비하면 감소한 것이고, 올해도 계속되는 유가 상승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또 한 가지 회사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 바로 금리다. 대한한공의 재무상태표를 보면 1조2718억원의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되지만, 갚아야 할 차입금과 사채 등을 합하면 무려 14조8453억원이나 된다. 회사가 1년에 부담하는 이자비용만 4573억원이다. 이미 미국은 올해에 최소 세 차례의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고 예고하고 있어 외화금융부채 비중이 절대적으로 큰 대한항공으로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원화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갖고 있는 외화자산보다 갚아야 하는 외화부채가 6배 이상 많기 때문에 환율 하락은 대한항공에 도움이 된다. 2017년 대한항공은 2016년 대비 외화환산이익 증가폭이 1조원이나 됐다. 덕분에 2016년까지 4년 연속 기록했던 당기순손실을 흑자로 돌려세울 수 있었다. 만약 유가처럼 환율도 방향을 우상향(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틀기 시작한다면 대한항공의 손익은 다시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차입금 비중이 크기 때문에 대한항공은 최근 2년간 2번이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신종자본증권도 9000억원 가까이 발행해서 자금조달에 힘썼지만 2016년까지 4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재무구조가 여전히 좋지 못하다. 여행산업이 호황이지만 대한항공의 시장점유율은 계속 떨어지고 대외 변수에 따라 손익 기복이 심하다 보니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도 클 수밖에 없다.

기업이 이런 상황이라면 당연히 임직원들이 똘똘 뭉쳐 난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총수 일가가 갑질 사태에 이어 탈세와 밀수 논란까지 일으켰으니 이를 바라보는 대한항공 직원들의 심정은 얼마나 참담할까?

하루빨리 총수 일가에 대해 법적 책임을 엄하게 묻고 상처받은 직원들의 마음도 치유시켜 다시 힘차게 하늘을 날아다니는 대표 국적기의 모습을 되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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