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 권한 등 조항 법리 검토…직권남용 적용 가능 판단한 듯
양승태 전 대법원장(왼쪽 사진)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법관의 권한과 신분 보장 등을 명시한 헌법 조항까지 법리 검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헌법과 관련 법률 등을 검토한 결과 지금까지 드러난 옛 법원행정처 문건 등이 실행으로 이어졌을 경우 관련자들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대검찰청 고위관계자는 지난달 대검 연구관들에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자들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 적용이 가능한지 확인하라고 지시하면서 형법상 직권남용 판례는 물론 헌법과 법원조직법 관련 조항도 검토하라고 했다. 대검은 일선 검찰청의 수사를 지휘·감독할 뿐 아니라 수사에 필요한 증거 확인, 법률 검토 등의 역할도 한다.
대검은 검토 결과 지금까지 제기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사실일 경우, 공무원 신분이던 양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오른쪽) 등이 헌법에 따라 권한과 신분이 보장된 판사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이들의 권리행사를 방해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헌법 제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판사 개개인이 외부 영향을 받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독립적인 재판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헌법 제106조 1항은 ‘법관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파면되지 아니하며, 징계처분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정직·감봉, 기타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면서 판사의 신분을 보장하고 있다. 법원조직법도 제46조에서 법관은 탄핵 결정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받지 않는 한 파면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수사 결과에 따라 검찰은 전직 고위 법관들이 법률은 물론 헌법을 부정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대검 내부에서는 이번 수사가 사법부를 상대로 하는 것인 만큼 어떤 수사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대검 고위관계자는 최근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는 검찰 역사상 가장 어려운 수사가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