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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월드컵팀, 유럽 반이민 정서에 일침 가했다

입력 2018.07.16 18:23

수정 2018.07.16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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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명 중 17명이 이민자 출신

우승 비결 ‘문화적 다양성’

한때 부진에 비난 떠안기도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프랑스 대표팀이 1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결승전 후 트로피를 들며 기뻐하고 있다. 모스크바|EPA연합뉴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프랑스 대표팀이 1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결승전 후 트로피를 들며 기뻐하고 있다. 모스크바|EPA연합뉴스

2018 러시아 월드컵의 우승컵이 15일(현지시간) 프랑스에 돌아갔다. 프랑스 대표팀 선수 중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단연 스트라이커 킬리안 음바페(19)였다. 총 4골을 터뜨리며 프랑스를 우승으로 이끈 음바페는 각각 카메룬과 알제리 출신 이민자 부모에게 태어난 이민가정 2세다. 음바페뿐만 아니다. 프랑스 대표팀 23명 중 17명이 아프리카와 중동 등에 뿌리를 둔 이민자다. 이날 결승전에서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힌 프랑스 공격수 앙투안 그리에즈만은 우승 비결로 ‘문화적 다양성’을 꼽으며 “이것이 우리가 사랑하는 프랑스”라고 했다. 그 역시 포르투갈 혈통이다.

이 밖에 3위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낸 벨기에, 4위의 잉글랜드 대표팀 또한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선수들이 절반을 구성했다.

이민자 선수가 팀 내 다수를 차지하는 국가가 월드컵에서 선전하면서 반이민 여론이 잦아드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반이민 정서가 높은 가운데 나온 결과이기 때문이다.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이민 문제는 가장 뜨거운 감자다. CNN이 프랑스의 우승을 두고 “모든 이민자의 승리”라고 평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민자 선수들의 활약으로 우승컵을 안은 프랑스는 첫 우승을 한 1998년과 많은 것이 달라졌다. 당시에도 알제리계 지네딘 지단(46) 등 다양한 이민자 출신 선수가 대표팀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당시와 달리 이민자에 대한 노골적 배척을 구호로 하는 극우정당은 주요 정치세력이 됐다. 1996년 프랑스 축구대표팀 내 아랍계와 흑인 선수를 두고 “국가도 부를 줄 모르는 외국인”이라며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장마리 르펜 국민전선(FN) 명예대표는 2002년 대선 1차 투표에서 17%를 득표했다. 15년 후인 지난해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에서 그의 딸 마린 르펜 극우 국민연합(RN) 대표는 35%를 얻었다.

우승 자축하는 프랑스 시민들 프랑스 남부 몽펠리에에 모인 시민들이 15일(현지시간)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자축하며 국기를 흔들고 있다. 몽펠리에 | AFP연합뉴스

우승 자축하는 프랑스 시민들 프랑스 남부 몽펠리에에 모인 시민들이 15일(현지시간)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자축하며 국기를 흔들고 있다. 몽펠리에 | AFP연합뉴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이민가정 출신 선수들은 가슴에 국기를 달고 뛰면서도 곧잘 비난의 대상이 돼왔다. 독일 대표팀 미드필더이자 터키계인 메주트 외질(29)은 최근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지난 5월 영국을 찾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나의 대통령”이라고 쓴 것이 화근이었다. 온갖 비난에 시달리던 그는 조별예선 내내 부진했고, 독일이 16강 진출에 실패하자 독일축구협회는 외질을 공개 비판하는 데 이르렀다. 가나계이자 ‘독일 수비의 핵’이라 불리는 제롬 보아텡(29) 또한 스웨덴과의 예선 2차전에서 퇴장당하면서 패배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을 고스란히 받아야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축구대표팀이 국가적 문제(이민)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들이 시청자 수십억명 앞에서 경기를 하는 것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성공적인 통합의 길을 보여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민자 통합이라는 측면에서 벨기에는 모범 사례다. 2000년대 초반 벨기에 정부는 이민자 통합 정책의 일환으로 축구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성장한 이민자들은 이제 벨기에 축구를 이끄는 ‘황금 세대’가 됐다. 하지만 이들마저 차별에서는 온전히 벗어날 수 없다. 이번 월드컵에서 대활약한 벨기에 스트라이커 로멜루 루카쿠(25)는 지난달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더플레이어스 트리뷴’ 기고에 이민자로 받은 차별을 고백했다. “경기가 잘 풀릴 때 언론은 나를 ‘벨기에의 스트라이커’라 부른다. 그렇지 않을 때면 나는 ‘콩고 태생의 벨기에 스트라이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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