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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분노와 혐오 사이

워마드가 말하는 워마드 “불평등한 현실에 대한 ‘분노’를 사람들은 ‘혐오’라 말해”

입력 2018.07.26 06:00

수정 2018.07.2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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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인 좌담회 >

워마드 초기부터 활동해 온 20~30대 3명과 기자가 지난 23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최근 벌어진 워마드 논란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참가자들 요구로 얼굴은 공개하지 않는다. 참가자 중 1명은 사진 촬영에 응하지 않았다.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워마드 초기부터 활동해 온 20~30대 3명과 기자가 지난 23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최근 벌어진 워마드 논란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참가자들 요구로 얼굴은 공개하지 않는다. 참가자 중 1명은 사진 촬영에 응하지 않았다.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김치녀’ ‘맘충’ 등 일베 혐오엔 조용
‘한남충’으로 맞서자 문제라고 해
정당한 분노·요구 표출에도
얼굴 가리고 시위, 이게 현실

‘남성혐오 사이트’ ‘여성우월주의 사이트’ ‘여자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까지. 연일 논란을 일으키는 웹사이트 ‘워마드(woman과 nomad의 합성어)’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2018년 7월 현재 워마드는 한국에서 가장 ‘위험하고 악랄한 여성’을 상징하는 단어가 됐다.

워마드는 온라인에 난무하는 여성혐오 발언을 되돌려주는 ‘미러링(mirroring)’ 전략을 취한 ‘메갈리아’에서 떨어져 나와 2016년 탄생한 온라인 공간이다. 최근 천주교 성체 훼손 논란부터 낙태 사진 게시, 남아 살해 예고글과 고인 모독 논란 등으로 끊임없이 언론에 오르내린다. 일각에서 워마드를 극우사이트 일베에 빗대기도 한다.

워마드는 스스로 한국 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에 맞서는 ‘전사’를 자처한다. 이들은 가장 자극적인 방식으로, 남성권력을 조롱하고 희화화하며 여성혐오를 갚아주는 전략을 쓰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표출 방식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논란의 와중에 경향신문은 워마드 초기부터 활동해온 20~30대 ‘웜(워마드의 줄임말이자 워마드 이용자를 지칭하는 표현)’ 4명을 만나 워마드를 둘러싼 최근의 논쟁과 논란에 관해 물었다. 이들 중 일부는 메갈리아부터 워마드까지 온라인상의 흐름을 다룬 <근본없는 페미니즘>(이프북스 펴냄)의 공동 저자다. 이들은 자신들의 발언이 ‘워마드의 전체 의견이나 대표 의견은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참가자들 요구로 이름은 가명 처리했다.

■ ‘분노’라 하는데 ‘혐오’로 읽는다

기자 = 나에게 워마드란 어떤 의미인지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면 좋겠다.

최현(이하 ‘최’) = 메갈리아와 워마드는 내 세계를 바꿨다. 처음 메갈리아에 들어갔을 때, 지나온 인생을 복기하게 됐다. 과거 당한 성추행도 그게 성추행인지도 모르고 살았는데 메갈에서 성추행인지 처음 알게 됐다. 여성혐오 구조에서 내가 어떤 폭력을 겪고 살아왔는지, 메갈과 워마드가 일상에 뻗은 혐오를 분석해주지 않았다면 아마 자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김진(이하 ‘김’) = 어린 시절 겪은 성적인 추행, 인생 최초의 ‘한남충(한국남성을 지칭·비하하는 용어)’이라는 ‘애비충(아버지+벌레의 합성어로 ‘맘충’에 대응한 표현)’에 대한 기억, 거기서부터 시작된 것 같다. 피해인지도 모르고 살았는데 굉장히 속 시원한, 우리만의 언어로 해석해줬다. 미러링도 통쾌했다. 남자들의 ‘보슬아치’(여성성기와 벼슬아치를 합성한 용어), ‘○○년’ 같은 단어들은 항상 쏟아져 내렸는데, 똑같은 언어로 그들에게 갚으니 그제야 남자들이 여자들을 얼마나 벌레로 보고 있었는지 체화하게 됐다. ‘워마드의 한 명’으로서 내가 생각하는 워마드는, 지금까지는 여자가 정치에 끌려갔다면 이제 여자가 정치를 끌고 가려는 움직임이라고 본다.

성체 훼손·태아 사진 전시 등
미러링 통해 세상에 충격파 던져
거친 표현, 누군가에게는 상처

기자 = 워마드의 표현 방식을 두고 ‘일베’와 비교하는 시각도 있다.

최 = 내가 워마드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워마드와 일베의 절망은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청년 문제를 모르고 일베를 알 수 없다는 말도 있는데, 매일같이 절망하면, 남을 조롱하고 끄집어 내리면서 권력을 획득하는 방법밖에 없게 된다. 타인을 끌어내려야 내가 올라갈 수 있으니까. 물론 밖(현실)에 나가면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온라인에서만이라도 강자의 위치에 서고 싶은 것이다. 워마드와 일베가 궁극적으로 다른 점은, 워마드가 겪고 있는 현실이 더 바닥이라는 것이다. 워마드를 없애고 싶으면 여성에 불평등한 구조를 바꾸면 된다. 이렇게까지 절망하게 만들어 놓으면 안되는 것이다.

이영(이하 ‘이’) = 생각이 다르다. ‘불쌍해서 워마드한다’는 워마드를 지나치게 타자화하는 시각이라고 본다. 나는 워마드가 ‘전사’라고 생각한다.

박은영(이하 ‘박’) = 상위 1%든, 하위 1%든 여성이 겪는 동일한 억압과 분노로 워마드가 움직이는 것이다. 그게 절망이라면, 이부진도 추미애도, 힐러리 클린턴도 피해갈 수 없는 절망을 우리는 얘기하는 것이다.

이 = 일베는 ‘혐오’를 하는 것이고, 워마드는 ‘분노’하는 것이다. 일베는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혐오파티의 난장판인 것이고, 워마드는 그걸 미러링해서 보여주고 갚아준다. 같은 절망에서 출발했다고 남자는 일베하고, 여자는 워마드하는 게 아니라고 본다. 진보 운동권에 대한 입장도 층위가 다르다. 일베가 진보를 싫어하는 것은 위선적이라서라지만, 워마드는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여성을 혐오·배제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진보에 대한 믿음을 철회한 것이다. 워마드가 문재인 대통령을 더 미워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박정희도, 전두환도, 이명박도 다 미워한다. 그런데 운동이라는 판 자체가 진보여야 한다는 강박이 있으니 문 대통령을 더 까는 것처럼 보이는 거다.

박 = 일베와 웜의 또 다른 차이는, 일베는 혐오해도 위험한 일이 별로 안 생긴다. 걔네가 잡혀가는 일도 웬만해선 별로 없다. 워마드는 비슷한 걸 하더라도 더 자주 수사망에 오르고 욕을 먹는다. 인생이 망가질 것을 각오하면서도 계속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분명 다르다. 뉴스에서 워마드를 이렇게 악마화하는데도 자기 삶을 걸고 하는 여자들이 있는 거다. 그 마음을 봐야 한다. ‘마녀’가 될 각오를 하면서도 계속 소리 내는 이유가 뭔지 봐야 한다.

이 = 일베가 세월호 폭식투쟁을 했을 때 얼굴 다 드러내놓고 했다. 그런데 워마드는, 정당한 우리의 분노와 요구를 표출하는 시위를 하는데도 얼굴을 다 가리고 한다. 그게 직면한 현실의 차이다.

■ “ ‘한남충’이라 욕하고서야 ‘김치녀’도 문제라 해”

기자 = 여성혐오 언어·시각을 미러링하는 순간, 여성 혐오를 드러내자는 맥락은 사라지고 ‘혐오에 맞선 또 다른 혐오’만 남는다는 지적도 있다. ‘미러링’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나?

박 = 그 말이 너무 웃기다고 생각한다. 그런 얘기는 메갈 초기부터 늘 있어왔다. 그런데 지금 워마드로 온 세상이 난리다. 우리 전략이 유효하다는 얘기다. 어느 페미니스트가 페미니즘을 실검(실시간 검색어) 1위로 만들 수 있나?

김 = 표현이 거칠다는 것도 여자가 하니까 거칠어 보이는 거 아닌가? 일베들이 하는 건 그동안 관심도 없었으면서, 여자가 하니까 난리가 나는 것이다. ‘김치녀’ ‘맘충’ 나왔을 때는 조용하다가 우리가 ‘한남충’으로 맞서니 그제야 혐오는 다 문제고 여자, 남자 사이좋게 지내자고 한다.

남성을 설득·회유하려는 게 아냐
여성이 차별·억업적 현실에 맞서
각성하고 동참하길 바랄 뿐

박 = 일개 평범한 여성이, 그것도 온라인에서 세상에 돌을 던지려면 정말 미친 애가 되어야 하고 ‘관종’(관심종자)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도 우리의 전략 노출을 하는 것이다. 설명충이 되고, 정말 타격감이 ‘1’도 없다. 왜 꼭 그런 표현 쓰냐고 놀라는 사람들은 대부분 올드한 이들이거나 엘리트들이다. 지금 10대나 어린 친구들은 온라인에서 매일매일 겪고 쓰는 용어들이다. 자기들이나 충격이지 우리는 매일 넘쳐나는 말들이다.

이 = 미러링이 세상에 계속 충격파를 던져주고 있다고 본다. 최근 홍대 크로키 모델 사건, 성체 훼손 사건, 낙태 사진 사건 등으로 난리가 났지만 전혀 우리가 말하려는 맥락이 사라지지 않았다. 천주교의 여성 혐오 얘기, 낙태죄 폐지 필요성 같은 맥락이 다 따라붙는다. 미러링이 혐오 표현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냥 여성들이 분노하는 것을 ‘혐오’라고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우리의 분노를 분노로 해석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분노와 혐오 사이]워마드가 말하는 워마드 “불평등한 현실에 대한 ‘분노’를 사람들은 ‘혐오’라 말해”

■ “미러링, 세상에 충격파 던지는 방식”

기자 = 태아 사진 전시는 낙태죄 폐지를 바라는 여성들조차도 불편해하는데, 이런 방식이 낙태죄 폐지 운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나.

이 = 왜 불편한지 잘 모르겠다. 그건 조작된 사진이다. 종교인들, ‘프로라이프’(pro-life)들이 낙태하려는 여성들에게 죄책감을 씌우기 위한 선전·선동물에 세뇌돼 있던 것이다. 워마드는 그걸 끌어와서 ‘낙태 비빔밥’이라고 하고, 그들의 거짓된 선전선동을 고발하는 것이다.

최 = 미러링만큼 강력한 문제제기가 없다는 점은 동의하지만,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유효한 전략이라고는 생각하지만, 보는 사람들이 상처받고 불편하면 들으려 하지 않는다.

박 = 사람들이 들으려 하지 않는다는 게 이미 들었다는 얘기다. 내가 얼마나 차별받고 억압받고 살아왔는지 누군가 알려주면 처음에는 인정하기 싫어한다. 불편한 진실이니까. 워마드는 그런 자극을 일으키는 존재다. 상처투성이인데 모른 척하고 살아가는 여자들에게.

이 = 그런 현실을 인정하기 괴로우니까 ‘내용은 동의하는데 방식은 이해 못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기자 = 여성을 대상으로 일종의 계몽운동을 한다는 의미인가.

이 = 우리끼리는 ‘각성’이라는 표현을 쓰고 ‘빨간약을 먹는다’고 말한다. 더 많은 여성들이 깨닫고 이 현실에 맞서 동참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우리가 말하려는 대상은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다. 남성 집단을 설득, 회유하는 게 목적이 아니다. 여성들이 눈 뜨길 바라고 같이 소리내길 바란다. 미러링은 그런 면에서 효과가 있다.

박 = 워마드를 자기 ‘일’처럼 하는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의식화 운동인 셈이다. 물론 워마드를 놀이처럼 하는 사람들도 있다.

기자 = 운동이라면 변화를 위해 누군가를 설득시키기 위한 작업인데 성체 훼손이나 태아 사진 전시 같은 방식이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만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은 어떻게 생각하나. 사회적 논란을 원하는 것인가.

박 = 사회적으로 논란을 일으키면 좋다. 언론에 기사 나고 난리가 나는 걸 워마드 안에선 되게 재밌어 하고 좋아한다. ‘40원짜리 성체 하나로 우리가 바티칸을 뒤흔들었다!’ 막 이러면서. 가성비 ‘갑’이라고.

이 = 종교계의 여성 혐오를 두고 교수들이 글 쓰고 발표해도 아무 관심 없지 않나. 모든 게시물들이 일일이 전략을 짜고 계획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상당히 효율적인 운동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늘 후순위로 밀렸던 여성 의제
생물학적 여성이 주축 돼 끌어올려
다음 세대를 위한 소명감에 활동

박 = 시대가 완전히 달라졌다. 운동이라고 한다면, 그 방식도 바뀐 것이다. 워마드가 그 어떤 여성운동 조직보다 더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 운동권이 따라오지 못하는 변화라고 본다.

이 = 이런 논란이 일어나면 재밌다. 그래, 우리가 ‘사탄 ○○(여성의 성기를 지칭하는 표현)’다! 이러고.

최 = 나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컴퓨터를 끄면 마주해야 하는 현실이 있지 않나. 현실에서 가해지는 고통과 압력, 폭력이 재미있을 수만은 없다. 소명의식으로 하는 것이다.

이 = 워마드를 악마화하는 것은 꼭 최근 일만은 아니다. 원래 그랬다. 메갈리아 때도 그랬고, 여성들이 분노 발언을 하면 혐오집단으로 몰고, 그제야 혐오가 사회문제가 됐다. 아무리 워마드를 악마화해 봐야 이 현상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많은 여성들이 방식에는 동의하지 못하더라도 우리의 맥락과 의도에 대해서는 점점 동의하고 있다. ‘생물학적 여성’만 함께 간다는 것에 대해서도, 메갈 초기 때는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은 극소수였고, 성소수자 혐오 세력 취급을 받았는데 이제 혜화역 시위에 6만명이나 모이지 않았나.

박 = 우리가 ‘유리바닥’ 깨부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여성도 악마가 있고 천사가 있는데 유독 여자한테만 천사가 될 것을 강요한다. 여자가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앞길이 창창한 여성이 술 먹고 실수로 성체 훼손 좀 할 수 있는 거 아닌가.(웃음)

■ 스스로 ‘마녀’가 되겠다는 여성들

기자 = 워마드의 성소수자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태도는 여성주의 진영 안에서도 끊임없이 논란이 됐다. 페미니즘 운동은 사회적 소수자와 연대하는 운동이지 소수자를 배제하거나 모욕주기 위한 운동이 아니라는 비판도 강하다.

이 = 다 맥락이 있는 것이다. 성소수자 커뮤니티에서도 남성 성소수자들이 어떻게 여성을 혐오하는지, 운동권에서 여성을 얼마나 배제했는지 깨닫고 경험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생물학적 여성’만을 중심에 두는 이유는, 메갈 초기부터 시위 문화를 만들어오는 과정에서 연대하는 것이 하나도 좋을 게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처음 시위할 때 운동권도 오고 남페미(남성 페미니스트)도 오고 다 했는데, 그들이 마이크 잡고 시위의 주제와 아무런 상관 없는 백남기 농민 얘기하고 그러니까. 이제까지 여성 의제는 늘 뒤로 밀려져 왔는데, 여기서도 그래야 하나.

박 = (트랜스젠더와 게이 혐오 논란은) 남자라 그런 거다. 미러링과 나쁜 여자가 우리의 행동 방식이고…. 큰 틀의 ‘남성 혐오’인데 성소수자라고 다를 것은 없다. 되게 단순한 문제다. 생물학적 여성들만 모인다는 게 왜 문제인가? 여기선 우리끼리 안전하게, 유대감을 느끼면서 하고 싶다는 건데 거기에 왜 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김 = 언제나 여성 문제보다 중요한 게 많았다. 북극곰, 강아지, 고양이….(웃음) 얼마나 많았나. 여성 문제는 늘 후순위였다. 늘 바닥에 깔려 있던 여성 의제를 가장 앞으로 확 끌어올릴 수 있는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공간이 워마드라고 본다. (그 에너지를 유지하기 위해) 자극적인 것을 계속 던지는 것이다. 남자들이 아니라 여자들에게 말이다. 여성운동은 여성들 것이고, 여성들을 위한, 여성에 의한 것이다. 남자가 끼면 결국 우리 다 같이 잘 살자밖에 되지 않는다.

박 = 워마드 안에서도 우리 스스로를 ‘페미니즘’이라고 칭할 것인지에 엎치락뒤치락 논쟁이 일어난다. 늘 전략 싸움이다. ‘페미’라는 표현이 너무 사회적으로 도덕을 강요하다 보니, 이 표현을 버리고 아예 여성우월주의로 가자는 얘기, 날것을 보여주자는 얘기도 있다.

이 = 어느 시대에나 페미니스트는 악마 취급을 받았다. 워마드를 움직이는 동력에는 여자들의 사명감도 있다고 생각한다. 혼자 ‘탈조(탈조선)’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지만, 어떻게 해서든 이 나라를 뜯어고치고 다음 세대 여성들은 이렇게 살지 않도록 하자는 게 우리의 소명의식이다. 요새 젊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문구 중 하나가 “우리는 너희가 미처 불태우지 못한 마녀들의 후손들이다”라는 구호다. 사회가 우리를 죽여도 다음 세대, 그다음 세대가 싸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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