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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고법원 도입해도 박근혜 관심 사건, 대법원서 ‘판단’ 검토

입력 2018.07.31 21:50

수정 2018.07.31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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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보안법 등 특정 유형 지정…‘참고인 의견서 제도’ 소개

박근혜 탄핵요구 빗발치자 “진보적 판결 내려라” 입장 변화

국회의원들 설득 위해 ‘친한 사람·지역구 현안’까지 조사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을 도입하더라도 청와대가 원하는 공직선거법·국가보안법 등 특정 유형 사건은 대법원에서 판단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송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정부가 의견서를 내면 수용하겠다고 했다.

31일 김명수 대법원이 공개한 ‘상고법원 설명자료(BH)’ 문건을 보면 “BH(청와대)가 원하는 특정 유형 사건을 필수적 대법원 심판 사건으로 추가 가능”이라며 “예컨대 ①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전체 ②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전체 ③1심 형사합의사건 전체 ④중앙행정기관 또는 그 장이 피고인 행정사건 등”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모두 청와대가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재판들이다.

특히 문건은 이와 함께 “BH 등 정부의 공식적 영향력 행사 가능”이라며 참고인 의견서 제출 제도를 소개했다. 소송 당사자가 아니어도 정부가 관심 있는 사건에 의견서를 내 대법원에서 심리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문건에는 “제도 도입 취지에 따라 정부 의견은 대부분 수용·반영될 것”이라고 쓰여 있다.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통령 오찬 회동 직전에 작성됐다는 점에서 회동 때 양 전 대법원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내용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처럼 청와대에 우호적이었던 법원행정처는 국정농단 사건이 터진 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구가 빗발치자 달라진 입장을 보였다. 2016년 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대통령 하야 정국이 사법부에 미칠 영향’ 문건에서는 사실상 ‘판결 가이드라인’처럼 읽히는 대목이 나온다. 문건에는 “대한민국 중도층의 기본적인 스탠스→정치는 진보, 경제/노동은 보수”라며 “대북 문제를 제외한 정치적 기본권, 정치적 자유와 관련된 이슈에서는 과감하게 진보적인 판단을 내놓아야 함→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에서는 계속해 진보적 판단을 내놓아야 함”이라고 기재돼 있다.

이날 공개된 문건에서는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국회의원의 친한 사람·진행 중인 재판등 A부터 Z까지 직접 파악하며 집요하게 공략한 정황도 드러난다.

‘법사위원 접촉 일정현황’ 문건을 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특징·접촉루트·지역구 현안 등이 빼곡히 적혀 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접촉루트로는 친·인척인 민일영 대법관과 정형식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거론됐고,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접촉루트로는 학생운동 시절 집행유예를 선고했던 재판장을 활용하는 방안이 언급됐다.

국회의원 33명은 ‘설득 거점의원’으로 법원행정처의 집중 공략 대상이 됐다. ‘상고법원 입법 추진 검토사항’ 문건의 설득 거점의원 목록을 보면 한국당에선 정갑윤·이병석·노철래·나경원·김재원·권성동·윤상현·이정현 의원 등이, 민주당에선 우윤근·박영선·정세균·박범계 의원 등이 설득 거점의원으로 기재돼 있다. 설득 작업에는 행정처 고위 법관뿐 아니라 일선 판사들까지 상당수 동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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