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박근혜 청와대 ‘재판거래 의혹’ 9일 조사
검찰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민사소송을 두고 ‘양승태 대법원’과 ‘박근혜 청와대’ 사이의 재판 거래가 이뤄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9)을 불러 조사한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김 전 실장에게 9일 오전 9시30분까지 출석하라고 통보했다고 7일 밝혔다.
검찰은 김 전 실장을 상대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을 두고 옛 법원행정처와 청와대가 ‘재판 거래’를 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검찰은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었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2013년 10월 청와대에서 주철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만나 한·일 외교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 따라 강제징용 판결을 미루는 방안을 논의한 사실을 확인했다. 임 전 차장은 이에 대한 대가로 재외공관 파견 법관을 늘리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추진하던 상고법원도 협조를 받으려 했다.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은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에게도 전달됐고, 2014년 2월부터 법관의 주유엔 대표부 파견이 재개됐다.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이 2013년 9월 작성한 ‘강제노동자 판결 관련-외교부와의 관계(대외비)’ 문건에도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그대로 확정하면 법관 파견 확대와 법관 해외 출장 시 의전 문제를 두고 외교부와 관계 악화가 우려된다”는 내용이 적혔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관련 문건이) 여러 개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돼 2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지만 구속기한이 만료돼 지난 6일 석방됐다.
검찰은 법관 사찰 문건을 작성하고 법원행정처를 떠나면서 관련 문건 2만여개를 삭제한 김민수 전 기획1심의관(42)을 8일 불러 조사한다. 김 전 심의관은 2015~2017년 법원행정처에서 근무하면서 상고법원에 반대한 ‘차모 판사 게시글 관련 동향과 대응 방안’ 문건을 작성했다. 검찰은 김 전 심의관이 지난해 창원지법 마산지원으로 발령받자 인사이동 당일 파일 2만4500개를 삭제한 사실도 확인됐다. 검찰은 앞서 김 전 심의관의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지난 3일 법관 사찰은 빼고 공용서류손상 혐의에 대해서만 영장을 발부했다.